2003년부터 진행된 스타벅스 대표적 사은 행사 시작
행사 의미 왜곡 방지·원활한 매장 운영 위한 개선안 도입
현장선 “직원 목소리 귀 기울인 다는 점에서 긍정적”
지난달 스타벅스 직원들이 과도한 굿즈(기획상품) 마케팅에 대해 업무개선을 요구하며 트럭시위를 진행한 가운데, 연중 최대 행사인 겨울 프리퀀시 이벤트가 시작됐다. 스타벅스는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벤트 정책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겨울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소비자 줄 세우기부터 사은품 리셀(되팔이) 등의 논란을 방지하고자 올해는 사은품 수량을 지난해보다 25% 늘리고, 사은품 예약 서버도 추가 증설했다.
특히 고객 사은의 의미가 왜곡되지 않고 본래의 취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1인당 예약 수량을 제한했다. 매장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사은품 최초 수령일을 조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대규모 인력 충원을 포함한 근무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연말까지 정규직 바리스타를 1600명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채용과 함께 바리스타의 근속 및 업무 역량을 고려한 시급 차등 지급 등 임금체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계절별 프로모션, 신제품 론칭시 시간대나 매장 규모에 따른 방문 고객 수, 예상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파트너들의 업무 과중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담팀(TF)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TF에서는 행사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예상할 수 있는 파트너들의 어려움을 차단하는 한편 매출 예측을 더욱 정교화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는 지난 2003년 시작됐다.
단골 고객이 일주일에 평균 두 번 방문하는 것에 착안해, 약 9주간의 행사기간 동안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 감사의 의미로 사은품을 증정한다.
그러나 본사 의도와 다르게 진행한 행사 대부분 리셀러들로 인해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리셀러들이 ‘한정판 굿즈’라며 웃돈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됐다. 놓친 소비자를 상대로 이윤을 노리면서 변색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량으로 음료를 주문하는 리셀러의 활동을 모른 척 하고, 굿즈를 못 구한 일반 소비자들은 중고 거래 사이트를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포털 사이트 중고거래 카페와 당근마켓 등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스타벅스 굿즈’라는 제목의 글은 수백 건에 달한다. 앞서 진행한 리유저블 컵의 경우에도 ‘한정판 굿즈’라고 소개돼 개당 2000~5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된 바 있다.
문제는 굿즈 대란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서 여름 한정 사은품 ‘레디백’을 구하기 위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제공된 사은품 17개만 갖고 음료는 그대로 버리고 매장을 떠난 사건이 알려져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
참다 못 한 직원들은 지난달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계속되는 마케팅 이벤트 행사로 인한 과로에서 비롯된다.
행사 때마다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업무량은 과중되지만, 별도의 인력 충원이나 보상은 뒤따르지 않은 탓이다.
다만 스타벅스 직원들은 겨울 프리퀀시 이벤트에 앞서, 본사 노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100% 만족스러운 대안은 아니지만, 직원들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스타벅스 한 직원은 “사실 체감할 정도로 바뀐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의 변화는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 모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예전에는 직원들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면 이제는 현장 눈치를 살피고 의견을 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본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 바탕으로 프리퀀시 이벤트 관련해서는 지속해서 개선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