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상 댓글 이상행위 분석 시스템
2017년 드루킹 사태 재발 방지 위해
이준석 "민주당, 민심 왜곡 포기하라
우리가 거의 완벽하게 잡아낸다 자신"
국민의힘은 14일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포털 상에서의 댓글 조작을 방치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크라켄'을 공개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여론조작 시도야 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어줍잖은 여론공작을 포기할 것"이라 경고했다.
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장인 이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의 지시로 인터넷상에서 여론 조작행위에 대한 자동 감지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해 크라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이름인 '크라켄'은 과거 민주당 당원인 김동원(드루킹) 씨가 인터넷 여론 조작을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의 이름인 '킹크랩'에서 따왔다. 크라켄은 킹크램의 천적으로 알려진, 전설 속의 동물인 대왕문어다.
드루킹 일당은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킹크랩을 활용해 총 118만여개의 댓글과 8840만여개의 기사 추천을 통해 인터넷 뉴스 댓글과 노출 우선순위를 조작한 바 있다.
크라켄은 이 같은 사례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주요 키워드에 관련된 기사와 댓글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AI를 기반으로 이상행위를 자동으로 분석해 레포트 생성 ▲운영인력(크라켄 팀)이 이를 바탕으로 여론조작 의심 댓글과 IP를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는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여론 조작 시도를 잡아본들 무슨 영향이 있겠나"라며 "그렇기 때문에 조기 경보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크라켄을 가동하려 한다. 실제로 나 개인도 프로그래머이다 보니 이를 이해하고 있고, 무엇보다 디지털정당위원회에서 예방적 활동을 넘어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츨르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라 전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도 이번 대선에서는 어줍잖은 여론공작이나, 매우 중대한 도전인 민심 왜곡에 대한 투자를하는 것은 포기하기 바란다. 우리가 거의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이영 의원도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크라켄을 가동해 인터넷 상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는 세력들의 불법행위를 잡아낼 것"이라 예고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크라켄 활동이 댓글 내용 사찰로 비춰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찰한다기 보다는 의심이 가는 정황에 대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공명선거 이외 다른 목적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양심을 걸고 말하는 것"이라 답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크라켄 프로그램으로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루머가 퍼진 것을 겨냥해 국민의힘 내부를 단속하라고 혹평한 데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므로 당신들끼리 알아서 만들라고 하라. 왜 남의 당이 그걸 요구하느냐 참 딱하다"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송 대표 본인이 만약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러 의심 가는 여론의 향배가 있어 그걸 테스트하고 싶다면 민주당도 그런 것에 대한 개발을 준비하면 지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쪽 선대위가 너무 안일한 것 아닌가"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