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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새 15% 뛴 저유황유...'위드 코로나' 나비효과


입력 2021.11.15 12:35 수정 2021.11.15 12:3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위드코로나·동절기에 정유사 경유↑ 저유황유↓생산조절

공급 줄어들자 저유황유 가격 두 달간 84달러 이상 상승

정유사, 마진 높은 경유 덕에 4Q 수익 개선될 듯

에쓰오일 울산공장의 잔사유 탈황시설 전경. 원료인 중질유에서 유황 등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해 초저유황 경유, 저유황 선박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자료사진)ⓒ에쓰오일

저유황유 가격이 두 달 만에 15% 이상 뛰었다. '위드코로나' 본격화로 정유사들이 차량용·발전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경유(디젤) 생산을 늘린 반면 저유황유 공급은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선박유 가격 정보 업체 십앤드벙커에 따르면 글로벌 20개 항구의 평균 초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이달 12일 기준 t당 629달러를 기록했다.


9월까지만 하더라도 500달러 내외에 머물던 저유황유 가격은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두 달 여간 15% 이상 뛰었다. 저유황유는 중유 중에서도 고유황유 보다 황 함유량이 적은 기름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지난해 1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한 때 700달러 가까이 치솟던 저유황유 가격은 같은 해 불어닥친 코로나19로 4월 말 21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 관련 제품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코로나 백신 접종도 본격화되면서 저유황유 가격은 올해 9월까지 500달러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글로벌 환경이 지난달부터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전환되고 동절기도 도래하면서 차량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경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경유가 인기를 끌자 정유사들은 저유황유 생산을 줄이는 대신 경유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동절기 차량용·발전용 등 경유 수요 확대로 최근 정유사들이 저유황유 보다 경유를 더 생산하고 있다"면서 "저유황유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다보니 저유황유-고유황유간 가격차이(스프레드) 폭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십앤드벙커에 따르면 저유황유-고유황유 가격차는 9월 초 t당 96달러에서 11월 12일 현재 135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최근 발전용을 중심으로 저유황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저유황유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발전용을 중심으로 저유황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저유황유 가격이 더 크게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저유황유가 차량용, 발전용, 선박용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는 디젤 시장에 연동되기 때문에 고유황유와 비교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과 더불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이 마진이 높은 경유를 중심으로 생산 조절에 나선데다, 저유황유 가격 역시 눈에 띄게 오르면서 4분기 정유사들의 수익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11월 둘째주 현재 배럴당 6.3달러로 전주 대비 1.4달러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의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로 판단한다.


최근 정제마진은 수요 회복, 재고 소진 등이 복합적으로 같이 발생한 현상으로, 개선 여지가 크다는 진단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아시아 내 석유제품 재고는 전주 전주 중간유분, 경질유분 재고는 5% 추가 줄어들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10월 기준 중국 산동지역 휘발유, 경유 재고도 전월 보다 32%, 54% 감소하며 최근 3년 최저치까지 도달했다"면서 "수요 회복, 공급 제한, 재고 소진 등 3박자가 같이 발생하며 수급밸런스는 점점 더 개선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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