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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지점 통·폐합 가속…'신고제 효과' 글쎄


입력 2021.11.24 06:00 수정 2021.11.23 11:2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저축은행 영업점 7년 새 '24개 감소'

비대면 활성화에 '신고제' 유명무실

"대출영업 등 다른 규제 완화해야"

저축은행 영업점이 7년 동안 24개 감소하는 등 지점 간 통·폐합이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의 지점 신고제 도입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이 수익창출이 묘연한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지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지점 신고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늦장 대응에 그친 만큼 업계 활성화를 위해 대출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등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다음 달 10일 일산마두역지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해당 지점을 여의도역지점과 통합한다. 이번 통·폐합은 영업점 운용 효율화를 위해 결정됐다. 일산마두역지점 고객의 예금계좌는 인수영업점인 여의도역지점으로 100% 이전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다음 달 6일까지 ▲강남역지점 ▲잠실지점 ▲공덕역지점 ▲수유지점 등 총 4곳의 영업점 통·폐합을 결정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강남역지점과 잠실지점은 강남금융센터로 통합해 운영할 방침이다. 공덕역지점과 수유지점은 을지로 강북금융센터로 통합될 예정이다. 아울러 부산지점과 부산 서면 지점은 부산금융센터로 통합해 운영한다.


저축은행 지점 수는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상반기 328개에 달하던 국내 79개 저축은행 영업점 수는 올해 상반기 304개로 24개나 감소했다.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애큐온·유진·OSB·모아·상상인저축은행)의 영업점 개수도 같은 기간 120개에서 113개로 7개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이 14개의 영업점을 9개로, 애큐온저축은행은 19개던 영업점을 9개까지 줄였다.


ⓒ데일리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활성화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상호저축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시 저축은행 영업점 설치를 인가(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지점 설치규제가 없는 은행 등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이 조치가 실제로 시행된 것은 올해 9월이었다. 금융위는 지난 9월 7일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에 사전 신고만 하면 영업구역 내 영업점을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너무 늦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디지털·비대면 거래가 확대된 상황에서 영업점 설치를 신고제로 바꾼 것이 업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이 이미 7~8년 전부터 금융당국에 신고제 변경을 요구한 것과 대비해 너무 늦게 규제를 완화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각에선 영업점 통·폐합이 금융권의 전반적인 흐름인 만큼 대면 창구 폐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늦장대응으로 영업점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만큼 업계에서는 다른 영업 규제 완화로 저축은행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뿐 아니라 은행, 증권사도 점포를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점 신고제 전환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대출 규제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거나 해외진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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