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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만원권 환수율 17.8% ‘역대 최저’...“현금 쟁여놓자”


입력 2021.11.25 06:00 수정 2021.11.24 17:3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지난해 24.2% → 17.75% ‘뚝’

‘코로나19’ 비대면 결제 · 불안 심리↑

지난 9월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추석자금방출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5만원권 환수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17%대를 기록했다. 5만원권으로 100만원을 발행하면 17만원 정도만 한국은행으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현금 보유 심리가 거세진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5만원권 총 발행액은 19조 7721억300만원, 5만원권 환수액은 3조 5087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환수율(환수액÷발행액)은 17.75%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화폐 환수율은 특정 기간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액수 대비 다시 한은으로 돌아온 화폐의 비율을 뜻한다. 5만원 환수율은 2019년 60.1%를 찍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24.2%까지 급락했다. 올해는 20%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는 은행권 전체 환수율(38.64%)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5만원권 환수율 추이 그래프 ⓒ 한국은행

5만원권이 ‘잠수’를 타면서 실제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5만원권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환수되지 않은 상당 부분은 개인 금고나 장롱에 보관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액권인 5만원권은 교환수단인 동시에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데,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골드바처럼 보관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 물가 상승 공포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등에 따른 긴축 우려가 현실화되자 이같은 수요가 더욱 두드러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비대면 결제 비중 급등도 환수율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숙박, 음식업종 등에서 돈을 쓰면 관련 업종 자영업자들이 이 돈을 은행에 입금했는데 코로나19로 관련업종이 큰 피해를 입어 고액권 환수율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돈을 벌어도 불확실성으로 은행 대신 현금으로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금의 퇴장현상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5만원권을 중심으로 현금환수율의 급격한 감소 현상을 가리켜 “현금이 퇴장(hoarding)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대면서비스 자체가 줄어들었고, 불가피하게 대면하는 경우도 현금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른 감염에 대한 우려가 현금 사용을 위축시켰다”며 “팬데믹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적 동기의 화폐수요 증대, '디지털화 현상' 등으로 향후 현금사용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환수율 하락이 필연적이라 해도, 장기화되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개인에게 장기간 묶여있으면 투자도 감소하는등 경제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5만원권 발주량을 역대 최대 수준인 25조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은은 원활한 화폐 공급을 위해 연간 10조원 규모이던 5만원권 발주량을 지난해 16조원까지 확대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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