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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새시대위원회에 연일 기대감…'큰그림' 보고 있나


입력 2021.12.14 05:25 수정 2021.12.14 05:2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최명길·이용호·김동철 본부장 인선

민주당·국민의당 출신 전면에 포진

대선 이후 정계개편 기대감 걸린 듯

총선까지 염두 두고 '역할' 준비하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직속의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주요 본부장 인선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새시대준비위에 윤 후보가 연일 힘을 싣는 것과 관련해, 당장의 대선 뿐만 아니라 정계개편을 포함한 '큰그림'에 대한 기대가 걸려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새시대준비위는 13일 최명길 전 의원을 기획조정본부장, 이용호 의원을 대외협력본부장, 김동철 전 의원을 지역화합본부장으로 인선한다고 발표했다. 김한길 위원장의 비서실장으로는 임재훈 전 의원이 임명됐다.


지난 7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은 호남 28개 지역구 중 유일한 비(非)민주당 소속이다.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 후보로 당선된 호남 의원들 중에서 지난해 총선 때 홀로 생환하며 재선 고지에 올랐다. 김동철 전 의원은 광주 광산갑에서 내리 4선을 했으며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중앙선대위에서도 각각 공동선대위원장과 후보 특별고문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새시대위의 '중원 상황실' 역할을 할 기조본부를 맡게 된 최명길 전 의원도 국민의당 출신이다. 임재훈 전 의원은 민주당 당료 출신이며 김한길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두 전직 의원은 각각 정치부 기자와 당료로서 잔뼈가 굵어 전략·기획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옛 민주당과 국민의당 출신 정치인들이 전면에 포진한 것은 중도를 넘어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윤석열 후보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창구로서의 새시대위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 지지 여론보다는 낮고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윤 후보는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층 외의 일부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정권교체 지지 여론을 오롯이 받아안지는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는 지지하지만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망설이는 유권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게 새시대위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와도 별개의 노선을 취하고 있다. 김한길 위원장은 지난 6일 열렸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출범식에 아예 참석하지를 않았다.


이와 관련, 김한길 위원장은 전날 새시대위 현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출범식에) 서있는 게 어울리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그 자리에 가는 게 오히려 어색하지 않겠느냐"며 "(새시대위는) 후보가 말한대로 우선 대상이 상당히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새시대위 현판식에 직접 참석했던 윤석열 후보는 이날도 SNS 메시지를 통해 새시대위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윤 후보는 "김한길 위원장의 존재만으로도 상징적"이라며 "민주당 진영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역할을 해온 분이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인 나와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삶, 공동체의 통합이라는 대의 앞에 지역과 세대, 정파의 차이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며 "앞으로 선거운동의 과정에서 이러한 뜻에 동의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할 의지가 있는 모든 분들을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시대위에는 대선 이후 정계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걸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3·9 대선에서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105석 소수 여당에 불과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열민당은 172석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집권하더라도 당장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의 임명조차 어렵다.


이 때문에 짧게는 대선 이후, 길게는 2024년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새시대위가 역할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지난 11일 강원도당 연설에서 "대선만 이겨서는 안된다. 지방선거도 이기고 2024년 총선까지 이겨야 한다"며 "기본이 안된 정치세력은 대한민국에서 퇴출시키고, 합리적 생각을 갖고 있는 야당과 함께 국정을 논해야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여당을 넘어 야당까지 '합리적 야당'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는 물음표도 달린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당장 눈앞의 대선 결과도 마냥 낙관할 일이 아니다"며 "지금은 대선 승리에 전심전력해야할 때이지, 2024년 총선에서 야당을 합리적 야당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은 실현가능성도 의문이고 시기적으로도 너무 먼 미래"라고 평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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