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3m 철책 뛰어넘어
귀순한 탈북민 가능성
정보당국 조사 당시
'기계체조 선수'로 자신 소개
군 당국은 3일 새해 첫날 월북한 신원 미상의 인물이 탈북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동부전선 월북 상황과 관련해 당국은 탈북민 A씨를 월북자로 추정하고 관련 사실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A씨가 지난 2020년 11월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어 귀순한 탈북민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몸무게가 50여㎏에 불과한 A씨는 탈북 당시 3m가 넘는 철책을 뛰어넘어 우리 땅을 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정보당국 조사에서 자신을 '기계체조 선수 출신'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당국은 관련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 측 요원을 동원해 두 차례 시연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북자가 A씨로 최종 확인될 경우, 군 경계 실패와 더불어 허술한 탈북자 관리에 대한 지적이 잇따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해당 인원이 애초 간첩활동을 염두에 두고 탈북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월북자 발생과 관련한 우리 측 대북통지문에 "현재까지 북한 답변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번 월북 사건 관련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전날까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미상 인원은 지난 1일 오후 6시40분께 우리 측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었으며, 4시간 뒤인 오후 10시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한 땅에 다다랐다.
군 과학화 경계·감시 장비의 폐쇄회로(CC)TV가 미상 인원을 처음 포착한 시점은 오후 6시40분이었지만, 당시 감시병은 이를 놓친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각 미상 인원이 통과한 철책의 광망(光網) 체계 센서도 제대로 작동해 경보음까지 울렸지만, 우리 군은 현장을 점검한 뒤 철책에 이상이 없다며 그대로 복귀했다.
이후 미상 인원은 약 3시간 뒤인 오후 9시20분께 비무장지대(DMZ) 우리 측 지역에 설치돼 있는 열상감시장비(TOD)에 또다시 포착됐다. 군 당국은 당시 처음으로 월북 정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우리 군은 미상 인원의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병력을 투입했지만 해당 인원은 1시간20분 뒤 MDL을 넘어 북한 땅에 다다랐다.
이후 군 당국은 월북자가 우리 국민일 수 있다고 보고 다음날 아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