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은 의총 일정 취소
김종인 “내가 비서실장 노릇할 것”
김기현·김도읍, 지도부 사퇴 의사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지휘 아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김 위원장은 ‘6본부장’ 사퇴를 포함한 선대위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을 윤 후보도 받아들였냐’는 질문에 “내가 보기에 후보도 쇄신에 대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선대위 개편 반대 의견은 없나’라는 질문엔 “나는 반대 의견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증권 시장 개장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대선 후보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밝힌 ‘선대위 전면 개편’ 예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이날 의총 참석 예정이었던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모두 불참했다.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을 겪어오면서 도저히 이렇게는 갈 수 없다. 총괄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 할 테니 후보도 태도 바꿔서 우리가 해준대로 연기 좀 해달라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여러 번 대선도 해봤지만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할 것 같으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고 늘 얘기한다”며 “지금 우리 국민의 정서가 어떻다는 것을 우리가 보고 있다.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절대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을 재차 강조하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선대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지 않느냐고 우려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혼란을 겪지 않으면 선거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선대위 새롭게 구성해서 3월9일까지 총 매진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후보에게 연기만 하라고 하면 유약한 이미지로 보이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절대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윤 후보는 정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가급적 언론에서 실수를 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하는 말 이다. 말실수 바로 잡으려면 다른 방법이 뭐가 있냐”고 답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을 내려 놓겠다”며 당 내홍에 대해 “먼저 남탓할 일이 아니고 내탓이다 생각하고 원내대표인 저부터 쇄신에 앞장서기로 마음 먹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원내대표를 뽑고 선출 직후 새 원내지도부에 업무를 인수인계 하겠다”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 역시 “저희 내부 문제로 (정권 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어기고 있다”며 “그러지 못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