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의존한 지지율, 한계 드러낸 것
선대위 개편, 새로운 윤석열 보여줘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본래 정치인을 꿈꿨던 사람이 아니었다. 검찰총장 시절의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권주자 윤석열’을 원하는 국민이 늘어만 갔다. 윤 후보 스스로도 나를 정치판에 끌어들인 것은 2020년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윤 후보는 대선 D-100일 여론조사까지만 해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단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D-100 여론조사 1등이 대권을 잡았다는 결과를 볼 때, 윤 후보와 캠프는 어쩌면 이른 승리를 자축하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지지율이 온전히 국민의힘이나 인간 윤석열 자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문’에 의존한 지지율은 윤 후보가 ‘올드한’ 국민의힘의 옷을 입으면 입을수록 떨어져 갔다. ‘윤핵관’ 논란을 필두로 ‘새 인물’이 보이지 않는 윤석열 선대위는 과거 빛바랜 야당 시절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2030세대 등 중도층 확장이 최대 강점이 될 줄 알았던 윤 후보에게 남은 것은 결국 60세 이상의 국민의힘 전통적 지지층뿐이다.
‘김건희·이준석·말실수’ 등 윤 후보 지지율 하락 원인은 많다. 그러나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윤 후보 스스로가 ‘새 인물’이 되지 못하고 국민의힘의 가장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꼰대’이미지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7재보궐선거 승리가 국민의힘 승리가 아닌, 부동산·LH투기·조국·윤미향 등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에 대한 심판 선거 성격이 강했다는 점을 윤 후보는 기억해야 한다.
지난 3일 저녁 약 10시간의 진통 끝에 윤 후보는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개편이 자의든 타의든 중요치 않다. 앞으로 윤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이슈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지지율을 반등시킬 기회가 없다. 선대위 쇄신을 통한 새로운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윤석열의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