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냐 악재냐' 촉각 곤두세우며 관심
안민석 "尹, 중도층 쳐내...최대 악수"
'지지층 결집' '위기 돌파' 측면 평가도
커진 역동성 安과 단일화 이어질까 경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선대본부 체제 개편이라는 강수를 던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메시지 관리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5일 광주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후보는 ‘국민의힘 선대위 해체’와 관련해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도 천지개벽 변화가 일어나는 게 지지율”이라며 “언제나처럼 겸허하게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코로나 극복 추경 연석회의를 윤호중 원내대표는 “상대당의 자중지란이 우리당의 능력과 승리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며 “기분에 취해서 SNS에 치기 어린 글을 올리거나 오만한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내 인사들의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전날 “경거망동하거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한차례 출렁일 것이란 점은 민주당도 충분히 예상했었다. 하지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까지 해촉되는 선대위 해산 강수를 예측한 이는 드물었다. 내심 국민의힘 내홍 사태가 장기화되길 바라는 시각도 없지 않던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보폭에 민주당의 계산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당내 의견은 분분하다. 먼저 중도층 공략의 선봉장으로 여겨졌던 김 위원장이 불명예 낙마한 만큼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도확장의 김종인을 쳐냈고, 2030 확장의 이준석도 쳐냈다”며 “자기 성질을 못 참고 인생 최대의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적었다.
반면 역동성과 변수가 커졌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국민적 관심이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집중되면서, 여론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재명 후보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년 메시지와 광주·전남 방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또한 신지예 새시대위원장 등 논란이 있었던 인사 문제를 ‘해산’ 카드로 한 번에 털어내며, 후보 중심 리더십을 세운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모든 일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기 마련인데, 어느 것이 더 클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안다”며 “지지자들과 위기를 공유하고 함께 돌파하자는 메시지는 플러스 요인”이라고 했다.
전략 단위에서는 현재의 역동성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향후 민주당의 전략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경쟁을 부추기고 차이를 벌리는 형태로 전개될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가장 큰 도움을 받았는데 당선이 되고 나서 지금 가차 없이 날려버린 것”이라며 “안 후보 측에서는 신뢰를 가지고 뭘 해볼 수 있겠느냐는 굉장히 극단적인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윤 후보가) 선거에 이용하고 배제한 것인데 어떤 후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윤 후보와) 연대하려거나 같이 흐름을 만들려는 세력들에게 굉장히 상징적 장면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