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부산·양산·울산 찍으며 지지 호소
'호남서 미는 영남후보' 전략 가동
"권양숙이 盧 닮았다더라" 향수 자극
28일 TK 유세로 영남후보론 확장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경남 창원과 부산, 양산, 울산을 훑으며 세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가 부산 지역을 찾은 것은 공식 선거운동 이후 두 번째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부산에서 선거운동 개시와 첫 유세를 했을 정도로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이날 유세의 핵심 키워드는 '남부수도권' '부울경 메가시티' '통합정부·국민내각' '경제대통령' 등이었다. 창원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는 "국민이 제3, 제4, 제5의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며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다당제 정치개혁, 정치교체를 해내겠다"고 말했다. PK지역이 취약지역인 점을 고려한 듯 "편 가르지 말고 실력이 있는 인재를 쓰겠다"며 "국민내각, 통합정부로 국민을 위해 정치가 복무하는 진정한 정치교체를 확실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 서면 유세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더해 '남부수도권 구상'을 내세웠다. 또한 부산을 문화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후보는 "경북과 부·울·경, 전남·광주 다 묶어서 남부지역의 새로운 수도권을 만들자"며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권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서면에서는 경찰 추산 3,000명, 주최 측 추산 1만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하며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그간 유세 참여 인원을 공개하지 않던 민주당은 이날 만큼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윤석열 후보 때보다 많았다"고 주장했다.
"부산, 盧 향수 가진 40~50대 여전"…"민주당이 유능?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후보는 양산 유세에서 "얼마 전 권양숙 여사에게 인사를 드렸는데, 권 여사가 '자기 젊을 때 남편을 닮았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이 존경하는 문 대통령이 직무를 완수하고 돌아올 곳이냐"며 "다시 아픈 기억을 만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가 영남지역을 살뜰히 챙기는 것은 민주당의 오랜 승리 공식과 관계가 깊다.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영남지역 지지를 일부 끌어오는 전략으로 이른바 '민주당 영남후보론'의 배경이다.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 모두 이 공식에 따라 승리했다.
부산 서면에서 만난 50대 지지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있고,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40~50대들이 부산에도 적지 않다"며 "아무래도 이 계층은 이 후보에 호의적"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라 밝힌 60대 한 남성은 "일전에 문 대통령이 후보로 왔을 때에도 직접 와서 연설을 들었는데 이 후보가 정말 말은 잘하는 것 같다"며 "마음속으로는 몰라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던 지지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외부에 밝히고 있다"고 했다.
반면 부산에서 법인 택시기사로 일하는 40대 남성은 "가덕도 신공항이니 부울경 메가시티니 민주당이 큰 공약을 하긴 하는데,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밀착형 사안에 대해 민주당이 유능한지 모르겠다"며 "지난번 부산시장 재보선 결과는 단순히 오거돈 전 시장이 안 좋은 일로 물러났기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출신인 이 후보는 민주당의 '영남후보론'의 영역을 TK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28일 경북 포항을 시작으로 대구, 경북 구미 순으로 방문해 선거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며,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민주당은 안동 유세의 타이틀을 '안동의 아들,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키우자'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