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비교 가능한 '마지막 자리'…정책·의혹 '상끌이' 전략
후보 '입조심', 막판 실점 없어야…'李 우크라 발언' 반면교사
가시화된 '정치개혁안', 시큰둥 했던 安·沈 이번엔 반응할까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마지막 TV토론이 열린다. 이날을 끝으로 투표 전까지 이제 주요 후보들이 한자리에 마주 앉을 기회가 없다. 최대 승부처이자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마지막 자리인 만큼, 각 당의 후보들은 정책은 물론 상대의 의혹들을 쌍끌이하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우크라이나 침공' 실언으로 홍역을 크게 치른 바 각 후보들도 막판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조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의 4자 TV 법정토론이 이날 오후에 열린다. 각 당의 후보들은 이날 별다른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토론은 사회 분야를 주제다. 이날 토론이 투표 전 마지막 이뤄지는 토론으로, 후보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 발언에 홍역 치른 李…"실언 줄여야"
먼저 이재명 후보는 '유능한 대통령'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그동안의 정책 공약들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 분야 주제의 토론인 만큼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혁안, 여성 정책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주제를 놓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그간 대립각을 세워왔던 만큼 이번 토론에서도 크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네거티브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의혹 검증 차원에서의 질의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삼부토건과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후보가 삼부토건 의혹에 대해 앞선 토론에서 피해갔다"며 "오늘 토론에선 명확한 답변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실수 줄이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발언을 조금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앞선 발언도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곡해돼 오해가 생겼는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논란거리가 생겨선 곤란하다"고 했다.
'마지막 기회'…尹, 각종 의혹 공략 계획
윤 후보는 정책 역량을 소개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직접 후보에게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인 만큼 대장동과 관련해서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및 과잉 의전 의혹도 언급하며 자질 검증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여성 관련 의제가 다뤄진다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인해 집중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폐지'가 아닌 보완 혹은 개편에 중점을 두겠다고 입장을 밝혀 윤 후보와는 대척점에 서있다.
대신 윤 후보는 이에 대비해 사촌 조카 살인사건 변호 이력 등 이 후보의 도덕성을 겨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선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실언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됐던 만큼 공략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安·沈, '전선' 오가며 공략…'정치개혁안' 반응도 관심사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서로만 주고받는 공방의 토론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 왔던 만큼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의제에 따라 상대를 바꿔가며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정책 전문성을 통해서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심 후보는 노동자와 서민에 대한 정책을 언급하며 진보적 색채를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두 후보가 여권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도 관심사다. 이 후보의 첫 제안 당시 안 후보는 "소신이 있다면 실행하면 되지 않겠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심 후보는 "선거가 다가오니까 '표 좀 합치자'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민주당이 그동안 안 해온 게 문제고, 그것을 배신한 게 문제"라고 비판했었다.
하지만 이후로 민주당이 다당제·통합정부 구상을 담은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동참도 이끌어 낸 만큼 그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후보는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고 "오늘부터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며 "기득권 정치 구조가 다 타버린 들판에 희망의 정치, 통합의 정치가 꽃피울 때까지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또한 야권 단일화 언급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안 후보의 결렬 선언 이후 단일화는 표면적으로는 무산됐으나 국민의힘 측에서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힌 뒤 그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