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靑 비서실장 만나 "광화문 대통령 될 것"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대통령실 마련
청와대 관저도 옮겨 사실상 靑 해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광화문 정부청사를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한다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청와대 이전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고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아울러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하는 등 청와대 조직을 축소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런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청와대 인원은 30%가량 감축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대통령이 되면 기존 청와대는 사라진다"며 "조직·구조도, 일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대통령실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이같은 구상이 실현되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다. 정부서울청사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실 참모 및 민관합동위원회 사무처,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사무실과 회의실이 들어선다. 대통령이 거주하는 기존 청와대 관저는 삼청동 소재 총리공관 등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사실상 청와대를 해체한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전문가 여론 등을 수렴한 뒤 국민들에게 환원해 '열린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긴다고 공약했으나, 경호 문제 등으로 백지화된 바 있다. 광화문 일대에 영빈관이나 헬기장 등 주요 시설을 갖출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조만간 광화문 집무실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며 "충분히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하고 경호는 여기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를 설치하고, 취임 첫날인 오는 5월 10일 청와대가 아닌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경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