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 미룬 尹, 내각 인선 집중
"좋은 인재 찾기 위한 진정성 있다"
10일 경제부총리 포함 다수 발표
내주 지역 순회 나서며 국정과제 고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 문제를 취임 이후로 미루며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내각 인선과 국정과제 선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선인의 의중은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손색없는 인재를 뽑자는 것"이라며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어달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향후 초대 내각 인사청문 대상자들을 향해 자체 검증 기준을 발표한 데 대해 배 대변인은 강도 높은 쓴소리를 보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인사 검증 기준이 국민들이 보시기에 공정과 상식에 맞았는지, 제대로 선보였는지 의문이 있다"며 "국민들이 반응하시는 게, 조금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으신 듯하다"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내주부터 지역 순회 일정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지역균형발전'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 현장에서 직접 지역 민생을 살릴 수 있는, 무엇보다 윤 당선인이 가장 강조하는 지방균형을 대한민국 새 정부에서 이뤄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청취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정과제의 강력한 어젠다로 제안하고 실천해나갈 예정"이라 설명했다.
이처럼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향후 내각 인선과 국정과제 선정 작업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10일 윤 당선인이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다수의 내각 후보 지명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부총리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나 추 의원이 현역 지역구 의원인 점을 감안해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을 깜짝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위원장에는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장관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국가안보실장에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유력하며, 국방부장관에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의 입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행정안전부장관 발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무부장관에도 전현직 검찰 인사들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막판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미루고 내각 인선과 국정과제 선정에 집중하기로 한 배경에는 극단적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위에서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마련하더라도 민주당이 반대하면 현실화되기 힘든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탓이다.
아울러 윤 당선인의 취임 직후 열리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가 판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윤 당선인 측이 추진하던 정부 조직 개편에 여성가족부 폐지 등 국민적 논란을 자초할 수 있는 민감한 요소가 있었기에, 되도록 선거 이후에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결론에 중지를 모은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전날 "조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최근 국내외 경제 문제, 외교·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했다"고 언급했고,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정부조직법 통과는 국회의 몫인데 그것이 확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인선을 하면 국정에 굉장한 공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취임 이후 뉴스가 온통 도배된 상황에서 또다시 세부적 조직 개편 문제에 이슈가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중론"이라며 "참신한 인사의 내각 발탁과 국민에 와닿을 수 있는 국정과제 선정에 집중하는 게 현 인수위의 올바른 방향성"이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