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 기대감↑…면세점·백화점 등 오프라인 기업과 경쟁 불가피
가품·AS 등 성장 발목…“정품 감정 사활·오프라인 매장 오픈” 맞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비상이 걸렸다.
일상 회복 가속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고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고객들이 몰리며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서다.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명품 플랫폼 기업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머스트잇의 지난해 매출은 199억4949만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손실은 100억4881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발란도 매출액 521억7962만원으로 114.5% 뛰었지만 영업손실은 185억5038만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트렌비도 비슷한 상황이다. 트렌비의 국내 상품 매출액은 217억62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7.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24% 늘어난 330억2980만원이다.
명품 플랫폼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시장 초기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기용하자 발란과 트렌비도 배우 김혜수, 배우 김희애·김우빈을 내세웠다. 또한 할인 쿠폰을 뿌리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고객 이탈 우려…대응 방안은?
일각에서는 명품 플랫폼의 흑자전환 등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여행 재개가 활성화되면서 그간 유입됐던 고객들이 현지 쇼핑, 면세점 등으로 대거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랫폼 특성상 짝퉁(가품)과 사후 서비스(AS) 등의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대체불가토큰(NFT) 보증서를 도입하고 명품 감정기업의 인수 및 제휴를 통해 정품 감정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며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발란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L2층에 올 하반기를 목표로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명품 감정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명품 감정 기업 인수와 NFT를 이용한 디지털 보증서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트잇도 작년 12월 압구정 신사옥에 60평 규모의 오프라인 쇼룸을 선보이며 플랫폼 한계점을 해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명품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위조품 관련 정책을 도입하고 상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정품 인증 서비스, 고객관계관리(CRM), 배송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신뢰도를 더 증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명품 뷰티 브랜드와 프리미엄 테크, 리빙 카테고리를 지속 확장하고 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 회원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업계 최초로 럭셔리 라이브커머스를 도입, 기존 명품 패션과 확장된 카테고리 상품을 활용해 고객과 명품에 대해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렌비 역시 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구매율을 높이는 동시에 마케팅, 비지니스 모델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화도 같이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 후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화되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온라인 명품 거래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편의성 강화 등의 자구책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