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자기자본 확대 '가속도'
다올, 종합금융그룹 제2의 도약
거래대금 감소 현실화로 대부분 증권사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다올투자증권만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둬 주목 받고 있다. 양사는 나란히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도드라진 성적을 냈다. 증시 불황 상황에서 양사 오너의 '리스크 관리'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분기보고서 공시 마감일인 전날 국내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 공시를 완료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늘어난 곳은 메리츠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유이하다.
◆ 메리츠, IB업고 자기자본 규모 확대
메리츠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익이 37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영업익 3000억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IB와 금융수지 부문에서 상장이 도드라졌다. IB부문 1분기 순영업수익은 2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5% 성장했고, 금융수지 부문에서는 작년과 비교해 95.0%나 늘어난 105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달성했다.
업계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도 IB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통 'IB맨'인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의 존재감을 지목한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0년 최 부회장이 대표에 오른 이후 자기자본 규모가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3984억원으로 최 부회장 임기 전인 2009년 말(5295억원)과 비교해 10배나 불어났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도 6340억원이 증가했다.
또한, 연결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0%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3%p 개선돼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 다올투자증권,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뚝'
다올투자증권 역시 IB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올투자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은 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나 늘었다. 특히, IB부문의 영업익은 작년보다 56% 증가했고, 자기자본투자(PI)부문은 주식시장 하락에도 흑전전환에 성공했다.
실적향상의 주요 요인은 강화된 리스크 관리와 우량 딜 발굴이 지목된다. 앞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증시 약세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또한, 이병철 회장은 올해 KTB투자증권에서 현 상호로 이름을 바꾸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제 2의 도약 의지를 나타냈는데,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거두며 조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유진저축은행에서 사명을 변경한 다올저축은행은 1분기 영업익 250억원을 기록했고, 대출잔액은 전년 대비 2764억원 증가해 3조590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다올자산운용은 누적운용보수 수익이 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억원 증가했다.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연말 대비 2% 증가해 15조6000억원으로 성장했다.
◆ 적극적인 주주가치 환원에 시장 호응도↑
양사는 나란히 주주가치 환원에 신경 쓰며 '경영성과 유지'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KRX증권지수'가 올해 들어 전날까지 14.50% 급락했으나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은 12.43% 올랐고, 다올투자증권은 5.78% 내리는데 그쳤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총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 취득 완료했으며 지난 3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25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액면가 대비 배당률은 5.0%며 배당금 총액은 147억원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 간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업계는 IB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쟁력이 확인된 만큼 양사의 성장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메리츠증권은 실적발표 이후 목표주가가 17.14%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