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공장 이어 BYD본사 방문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 협력 확대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본사를 방문했다. 짧은 중국 출장 중 연달아 전기차 업체에 방문한 만큼, 이 회장이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분야에서의 새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남부 광둥성 선전에 있는 BYD를 본사를 방문했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이 직접 이 회장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선전 방문은 2018년 5월 이후 두 번째로 당시에는 비야디와 텐센트 등을 만났다.
비야디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로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올라섰다. 올해 1월에는 한국에 공식 진출하는 등 해외 판로도 넓혀가고 있다.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에 방문한 이 회장은 연달아 중국 전기차 업체와 만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했다. 업계는 두 사람이 반도체, 전장 등 다양한 사업의 협력을 타진하기 위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예상한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SU7을 처음 출시해 13만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렸고, 올해도 목표량을 35만대로 잡는 등 전기차 분야에서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짧은 중국 출장 중 연달아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만난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삼성이 전장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자회사 하만을 통한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내부 운전공간) 플랫폼을 비롯해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특히나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전기차 회사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고, 전기차 업체가 설계한 시스템온칩(SoC) 제조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맡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바이두의 차량용 AI칩 쿤룬과 니오의 NX9031 등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중국은 주요 수요처 중 하나"라며 "시안 팹은 중국 내부 고객 대응과 제품 공급을 통한 현지 시장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경영진을 향해 '사즉생'(死卽生, 죽으려고 한다면 산다는 뜻)을 강조한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오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관할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