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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했던 브라질전, 여전히 아쉬운 손흥민 활용법


입력 2022.06.03 09:47 수정 2022.06.03 09:5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친선전서 1-5 대패

빌드업 전략 고집하다가 점유율서 밀려 버려

손흥민.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축구를 향한 열정이 상암벌을 뒤덮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일 6만여 관중이 꽉 들어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전을 벌였다.


경기 전부터 많은 호재들이 가득했던 맞대결이었다. 일단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경기장을 관중들로 모두 메울 수 있게 됐고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흥을 돋우었다.


여기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브라질 대표팀이 내한했다. 브라질은 특히 네이마르를 필두로 세계적 선수들이 일찌감치 입국, 시즌 후 휴가를 즐기면서 한국 축구팬들과 스킨십에 나서기도 했다.


흥행 면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성공이었던 브라질전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대표팀의 경기력은 1-5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물론 상대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었다. 비기는 것조차 버거운 상대였기 때문에 승리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임에 분명했다.


다만 브라질과 같은 팀을 만났을 때 어떤 전략을 꺼내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벤투 감독의 기본적인 스타일은 빌드업 축구다. 최대한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벤투호가 지향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술은 전력이 대등하거나 크게 앞설 때 위력을 발휘한다. 대표팀이 지난 아시아 예선서 승승장구하며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원동력이기도 했다.


세계 최강 브라질.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강한 팀을 만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빌드업을 위한 점유율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번 브라질전이 아주 좋은 예였다.


오히려 빌드업 축구는 브라질이 선보였다. 브라질은 경기 내내 최전방 압박은 물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펼치면서 벤투호보다 우월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고전한 한국은 볼 컨트롤 자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패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한국은 곧 다가올 월드컵 본선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 세계적 강호들과 만난다. 만약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면 브라질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수비 위주의 전술이 그릇된 것만은 아니다. 라인을 내린 채 수비에 힘쓰다 보면 빈틈을 노린 역습 찬스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팀은 역습에 특화된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카드까지 보유하고 있다.


결정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다만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빌드업 과정에서 다른 것들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많은 시간 빌드업을 시도해왔고 이에 대한 리스크도 가졌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의 결정이 다가올 월드컵 본선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축구팬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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