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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설치가 먼저" 전장연, 경찰조사 3번째 거부


입력 2022.07.25 16:00 수정 2022.07.25 16:41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경찰, 승강기 있는 남대문경찰서에 전장연 수사 병합 방침

전장연 "남대문서에 다 몰아 조사하는 것은 '꼼수'" 비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자진출석 기자회견을 하며 종로경찰서에 장애인 편의증진 보장 법 이행 요청을 하고 있다.ⓒ뉴시스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경찰서 내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재차 거부하고 돌아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24년이 지났지만, 종로경찰서도 장애인에게 제공해야 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조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차 승하차 시위를 34차례 벌이며 도로를 점거하거나 열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달 14일 혜화경찰서, 19일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가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전장연에 출석 요구를 했던 종로·용산·혜화·수서·영등포·남대문 등 서울경찰청 산하 6개 경찰서 중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종로·혜화·용산 등 3개서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 이전에 준공돼 위법사항이 아니다.


박경석(왼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9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지하철 시위 관련 경찰의 조사에 자진 출석하며 경찰에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다.ⓒ뉴시스

다만 경찰은 수사 대상자들의 조사 편의성과 수사 효율성을 고려해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서울 남대문 경찰서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6개 경찰서에서 각각 수사 중인 사건이 병합 수사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향후 박 대표 등 수사 대상자에게 남대문서로 출석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종로서도 이달 22일 전장연 측에 관련 사건을 남대문서에 이송했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박 대표는 해당 조치와 관련해 "편의시설이 갖춰진 남대문서에서 다 몰아서 조사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은 '꼼수'"라고 비판하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장애인 편의증진법 이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종로서 측에 전달했다.


박 대표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4년 동안 서울경찰청 산하 경찰서가 정당하게 제공해야 할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한 후 법을 지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해달라"며 "그것이 다 이행됐을 때 우리도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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