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2병 면세, 내달 연휴부터 혜택
MZ세대 중심으로 위스키 갈수록 인기
면세점, 시중보다 70% 저렴…판매 급증
업계 관계자 “하반기 위기 본격 극복할 것”
위스키업계가 술 면세 한도 상향 조정을 앞두고 반색하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위스키 시장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술 면세한도를 1병에서 2병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오는 19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올해 추석 이전에 시행될 예정이다. 다음달 추석 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난다면 확대된 면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주류는 면세점에서 경쟁력이 있는 품목으로 통한다. 시중에서 구매할 경우 관부과세 이외에도 주세와 교육세가 부과된다. 위스키의 경우 대략 과세가격의 160%가 세금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면세점에서 구매 시 이와 같은 세금이 상품에 부과되지 않는다.
위스키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홈술’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약 1620억 원(1억2365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2%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물류대란으로 위스키 품귀 현상도 잦아지면서 구하기 힘든 상품의 물량이 풀리는 소식이 들리면 ‘오픈런’ 현상도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됐다. 고가 주류인 만큼 젊은 층의 수요가 적었던 위스키는 이제 20·30세대의 ‘힙’한 술이 됐다.
특히 면세점에서 위스키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착한 가격’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시중가 대비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 발렌타인 30년산의 경우 국내 시중가 120만 원대이지만 면세점에선 49만 원 내외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면세점 위스키 매출은 매달 급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해외여행이 일부 재개된 3개월(5~7월)간 내국인 구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 위스키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내국인의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하기도 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인기와 품귀 현상 속에서 면세점에선 코로나 이전부터 확보해둔 주류 덕분에 매출 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구매 매력도가 높아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위스키업계, 하반기 전망 ‘맑음’…“코로나 상처 회복할 것”
위스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회복세에 이어 하반기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과 유흥 시장에서 위스키 소비량이 증가한 데다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되면 면세점 매출이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위스키 시장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만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면세점마저 임시휴업에 돌입하며 그야 말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술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이 시장의 ‘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가정 시장을 공략하는 ‘하이볼’ 마케팅에 속도를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가정용 위스키 소비 비중이 전체 50% 이상으로 증가했다. 독주라는 이유로 위스키를 기피하던 소비층에게 위스키를 즐기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준 결과로 풀이된다.
위스키업계에 있어서 유흥주점과 면세점은 매출 볼륨이 가장 큰 곳으로 통한다. 특히 면세점 매출의 경우 유흥주점 다음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2020년 이후 해외여행객이 급감하며 면세용 제품 판매도 동반 감소했다"며 "주류 구매시 세금 혜택이 큰 면세점 판매가 해외 여행객 증가에 힘입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위스키에 대한 인지도 및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특히 면세점에서의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미뤄 보았을 때 술 면세 한도가 2병으로 늘어난다면 매출 및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서는 위스키 전체 판매량의 10~20%를 면세 제품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그만큼 면세점 채널이 활성화되면 매출 상승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위스키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만큼 면세 채널은 위스키 시장에 중요한 채널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