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매출액 5122억원...사상 최대 실적
BTS 완전체 공백에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완전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직후 소속사인 하이브의 주가는 약 30%가량 폭락했고, 목표 주가도 40%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럼에도 하이브는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면서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2분기 하이브는 매출액 5122억원, 영업이익 88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83.8%, 215.3% 올라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돈 수치다. 이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하이브의 대표 아티스트의 활발한 앨범 활동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와 세븐틴 일본 팬미팅 등 오프라인 활동, 관련 MD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방탄소년단은 완전체 활동 중단을 발표한 이후 일부 멤버별로 각자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 첫 주자인 제이홉은 지난달 15일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를 발표했고 미국 빌보드 차트는 물론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 차트,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스포티파이 등 각종 글로벌 차트를 강타했다.
여기에 ‘인더섬’ 등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다양한 IP 사업들을 펼쳐 보였고,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세븐틴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프로미스나인 등의 꾸준한 활동과 역대 걸그룹 초동 1위인 르세라핌, 선주문 40만장 이상의 뉴진스까지 소속 아티스트들의 호성적이 이어졌다.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들의 실적 기여도가 상승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하이브의 BTS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하이브에서 방탄소년단 완전체가 가진 지분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이번 2분기 실적 역시 상당 부분이 방탄소년단의 성과이기도 하다. 앨범 수익을 살펴보면, 써클차트 기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2분기 앨범 판매량은 853만장이다. 이중 방탄소년단의 앨범은 약 359만장(월 100위권 내 앨범 기준)으로 전체 약 43%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실적 기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오프라인 활동, 특히 공연 부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하이브의 2분기 공연 부문 매출액은 850억원으로, 이 중 방탄소년단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티켓 판매액만 총 3590만달러(약 450억원)다. 전체 공연 부문 매출의 약 53%를 방탄소년단이 책임졌다는 말이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부족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이브의 방탄소년단 의존 성향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멤버들의 군입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들을 대체할 만한 돌파구가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다.
이런 상황 탓에 지난 6월 하이브 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한 증권사들은 하이브의 2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KB증권(35만→28만원), IBK투자증권(38만원→24만원), DB금융투자(37만→22만원)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에는 오히려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사실상 방탄소년단의 군입대 문제에 대한 불활실성과 완전체 활동 중단으로 인한 앨범 판매, 공연의 부재로 인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이브는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이미 멀티 밀리언셀러 아티스트를 확보했고 신인 그룹들의 성장 가능성까지 인정받았지만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공백을 채우기까진 다소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