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취임 전 靑 이전
도어스태핑으로 국민께 아침인사 '파격'
여의도 문법에서 자유로운 첫 대통령
강점 살리려면 '메시지 관리와 소통 중요'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강점으로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꼽힌다. 윤 대통령 참모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특징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8~10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긍정평가한 이유 중 1위가 결단력(24%)이었다. 국민 역시 윤 대통령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높이 사고 있는 대목이다.
결단력이 발현된 대표적인 성과가 대통령실 이전과 청와대 완전 개방이다. 1987년 개헌 이후 당선된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청와대 이전'을 공약했으나 달성하지 못했던 일이다. 특히 청와대를 '권위주의의 상징물'로 여기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이 의지를 보였으나 안주하고 말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퇴근길에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술 한잔하는 대통령"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윤 대통령 역시 이전을 완료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전임 정권이 예산 편성 등에 있어서 협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이전 비용만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여당 내에서도 "무리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원안대로 취임 전 대통령실 이전을 이뤄냈다. 기존 여의도 정치권 문법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대통령실 이전은 단순히 대통령의 집무실을 옮겼다는 물리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구중궁궐 심처에 머물던 대통령에서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는 개방적인 대통령으로 변화시켰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퇴근 후 마트에서 장을 보던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같은 모습도 머지 않았다"는 게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의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을 정착시킨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다. 사실 청와대 출입기자라고 할지라도 대통령의 얼굴을 직접 보는 일은 1년에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기자회견과 같은 소통의 자리를 더 많이 만들겠다"는 이전 대통령들의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못했다. 일례로 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 빈도가 너무 적다"며 박근혜정부의 불통을 비판했지만, 정작 집권 당시 기자회견 횟수는 더 줄었었다.
물론 비판도 적지 않다. 도어스태핑에서 나왔던 윤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자 여권에서조차 '폐지' 건의가 나왔다. 하지만 "도어스태핑은 매일 국민께 드리는 문안 인사 같은 것"이라는 윤 대통령 특유의 철학과 뚝심으로 지켜냈고, 현재는 거의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 이 역시 여의도 문법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작용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언론을 통해 국민과 매일 직접 소통한다는 것은 신선하고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도 "즉문즉답은 좋은데 도어스태핑의 원래 취지를 살리고 국민의 관심사에 대한 대통령의 알맹이 있는 메시지가 나가기 위해서는 방식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강점인 결단력과 추진력,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른 참신성 등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메시지 관리 및 충분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과감한 추진은 자칫 불통 논란을 부를 수 있으며,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것은 야권 입장에서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이번 수해 발생 당시 야권은 윤 대통령이 자택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빌미로 '무리한 대통령실 이전 때문'이라는 공세를 펼쳤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출퇴근하는 대통령과 도어스태핑 등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처음이기 때문에 과도기 같은 것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과도기의 문제점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한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반대파들이 프레임을 만들어 공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데 문제는 자꾸 걸린다는 것"이라며 "메시지와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야권의 공세는 전문성을 갖춘 참모들을 통해 선제적으로 봉쇄하면서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