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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30주년 맞은 한중관계 풀어갈 열쇠는?


입력 2022.08.24 17:33 수정 2022.08.24 20:35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양자관계에서 해결 가능한

분야부터 논의 시작해야"

대중외교 '원칙' 수립 필요성도

한중 수교30주년을 하루 앞둔23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 가로등에 수교30주년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시스

6·25 전쟁 당시 총구를 겨눴던 한국과 중국이 24일 수교 30주년을 맞이했다. 앞서 한중은 1992년 8월 24일 댜오위타이에서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며 협력 파트너로 거듭났다.


하지만 고조되는 미중 갈등 영향으로 한중관계에 어려움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나가자는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주장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三不)'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차 등이 한중관계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다양한 갈등을 관리하고 경색된 한중관계를 풀어나갈 열쇠가 무엇인지가 주목된다.


양국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베이징 시간 오후 6시) 서울 포시즌스호텔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정상 메시지를 교환한다. 댜오위타이 17호각은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서명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양국 외교수장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주빈으로 참석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축하 서한을 대독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대통령의 서한 내용과 관련해 "지난 30년간 한중관계 성장을 평가하고 향후 관계 발전의 방향과 의지를 재확인하는, 간단하고도 임팩트 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상간 비대면'이 공통된 메시지를 내는 부담을 벗어나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 센터장은 "수교 30주년에 만남이 있었다면 공간을 통한 공통된 메세지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서로의 인식 차이를 확인했다"며 "공동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한 것이다. 공통 메시지를 내야 하는 부담을 벗어나고자 다른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중관계에서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현재 중국 입장에서 한국이 미국과 연합으로 중국을 압박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라며 "양자관계에서 해결이 가능한 부분부터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대한 담론은 결론이 안날 것"이라며 "앞으로의 30년을 위해 양자가 우선 논의할 수 있는 민간 감정 악화 문제,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등으로 공감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양자 관계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대중 외교 원칙 수립부터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나온 현안들을 개별적으로 응대하다 보니 상당히 고충이 많다. 물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원칙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전략적 명확성을 요구하는 시기다. 원칙을 분명히 하고 원칙에 따라 각 현안에 대한 대응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중국은 2019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자신들만의 원칙을 강구해왔다"며 "이번에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우리에게 제시했던 5가지 원칙이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 국익을 위해 원칙 수립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시장을 우리가 탈피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도 "(경제) 의존도에 비해 정말 우리 국익과 이윤을 취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지난 30년 동안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없었다"며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교수는 중국이 오는 10월 공산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과 관련해선 "시진핑이 왜 재연임을 하려는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며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를 완성을 시진핑이 주도하려 한다. 사회주의 현대화의 의미는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관계가 패권경쟁으로 향하면서 한중관계 역시 경색되고 긴장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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