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
도쿄에서 교토로 향하는 신칸센에 올라타 서류 가방 하나만 빼내 중간에 내리면 되는 임무가 주어진 킬러 레이디 버그(브래드 피트).
너무나 간단한 임무지만, 훔쳐야 하는 서류 가방의 주인은 레이디 버그와 악연이 있는 쌍둥이 킬러 텐져린(테런 테일러 존슨), 레몬(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분)이다. 또 신칸센 안에는 사이코패스 킬러 프린스(조이 분)이 순진한 여고생의 얼굴을 하고 일을 꼬아놓는다. 여기에 레이디 버그를 죽이기 위해 잠입한 킬러들도 하나 둘 씩 신칸센에 올라탄다. 과연 레이디 버그는 무사히 신칸센에서 내릴 수 있을까.
'불릿 트레인'의 레이디 버그는 스스로를 불행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라고 믿고 있다. 간단한 임무 앞에 펼쳐지는 장애물들의 등장에 '그럴 줄 알았다'라고 체념하며 하나하나씩 제거해나간다.
영화는 '운명'이라는 말을 대사에 자주 인용하는데 이는 모두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은유하고 있다. 이 목적지는 해석하기에 따라 죽음일 수도 있고 꿈이나 목표일 수도 있다.
무당벌레란 뜻으로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는 레이디 버그에게 자신의 운명을 바로잡기 위해 신칸센 위에 올라탄 한 사무라이는 "무당벌레 등의 7개의 반점은 다른 사람의 슬픔을 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위로한다. 동시에 불행이 계속 닥친다는 건, 그럼에도 불구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행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역설한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끊임없이 운명의 장난을 친 이유의 실타래가 풀리는 대사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불릿 트레인'은 스턴트맨으로 시작해 '존 윅' 시리즈, '분노의 질주: 홉스&쇼', '데드풀2'를 연출하며 감각적인 액션으로 손꼽히는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맨몸, 총기 등 신칸센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액션신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기에 킬러들의 '구강 액션' 또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특히 킬러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의 텐져린과 레몬의 케미스트리가 끊임없이 서로를 디스 하면서도 환상의 호흡을 펼치는 모습이 유머를 책임진다. 라이언 레이놀즈,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등 초호화 캐스팅의 카메오도 등장하니, 이들의 역할을 예상하며 관람하는 것도 묘미다. 24일 개봉. 러닝타임 12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