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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하반기에도 5.9% 고물가...당분간 0.25%P 인상 기조”(종합)


입력 2022.08.25 13:20 수정 2022.08.25 13:3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연말 2.75~3.00% 전망, 여전히 합리적

하반기 5.9% 물가・2.4% 성장률

高환율, 유동성・신용위험 문제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에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인상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과 11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오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p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다.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기준금리가 0.5%p에서 2.5%로 2%p나 오른 것이다. 이같은 특단의 조치는 역대급 물가를 잡기 위함이다.


한은은 5~6%대의 높은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물가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5.2%, 내년 전망치는 2.9%에서 3.7%로 상향했다. 이 총재는 “5∼6%대의 높은 물가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억제와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 정점은 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예상했던 3분기 말 혹은 4분기 초보다 앞당겨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하반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총재는 “정점은 7월 전망보다 당겨질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 물가 정점을 지난 후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며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5.9%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정점과 관계없이 물가 중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기 하방 위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상승률 수정치와 함께, 올해 연간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0.1%p 낮췄다.


다만 고물가에 경제성장률은 둔화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에 2.1% 성장하면, 잠재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격이 오면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당분간 25bp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거듭 확인했다. 기준금리를 지난 1년간 2%p 올린만큼 경기 하방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결정 등을 고려하면서 추가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2.75~3.00% 기대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했다.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 이자 부담 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총재는 “고소득층 중 부동사 투자를 위해 빚을 낸 사람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취약차주도 저이자율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금리가 오르며 이자부담이 늘어나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약차주 문제는 정부와의 ㅎ벼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자 부담 관련, 안심전화대출같이 대출 변동금리를 가능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총재는 최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환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5.7원에 오른 13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4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09년 4월29일(1340.7원) 이후 13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외환 당국 구두개입에 이어 대통령까지 나섰으나 환율은 1340원대 안팎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환율 상승은 달러 강세에 따른 것으로 외환시장 유동성이나 신용도 문제, 외환보유액 부족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며 “1997년이나 2008년 사태와 같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1997년이나 2008년과 달리 순채권국이기 때문에 환율 수준 자체보다 원하 가치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금리 결정에 환율 급등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환율 제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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