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빌트인·스마트홈 플랫폼·친환경 제품이 화두
삼성전자 퀀텀닷(QD)-OLED TV 전시 여부도 관심
예민한 유럽 환경 문제 감안한 친환경 제품도 대거 공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약 3년 만에 정식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는 만큼 한국 기업만 130여개사가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IT·가전 기업들은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6일까지 열리는 IFA 2022에 참여한다. 메세 베를린이 주관하고 독일가전통신전자협회(GFU)가 주최하는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가 유럽과 북미에서 개최되는 것은 두 지역이 국내를 제외하고 세계 투톱 가전 소비를 자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초에 열리는 CES와 MWC와 달리 하반기에 개최되는 IFA는 이듬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신제품이 다수 전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엔데믹이 맞물려 찾아온 역대급 불황을 앞두고 열린다. 월드컵 등 하반기 특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절실한 해외 마케팅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 행사가 약 3년간 주춤했던 만큼 기업의 글로벌 전시에 대한 갈증 해소의 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IFA 2022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빌트인, 스마트홈 플랫폼, 친환경 제품을 둘러싸고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최초로 공개한다. 게임에 특화된 TV 및 모니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TV 수요가 위축되자 프리미엄 TV 수요가 높은 유럽을 겨냥한 수익성 제고의 일환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OLED 참전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이미 유럽에서 퀀텀닷(QD)-OLED TV를 판매 중이지만, 패널 수량 부족 등의 이유로 전시회에 홍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글로벌 시장 16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삼성전자가 OLED 전쟁에 참전할지 여부가 이번 전시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아울러 붙박이 가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유럽을 상대로 한 업체들의 프리미엄 빌트인 공략도 주요 포인트다. 빌트인은 이미 밀레, 보쉬 등의 유럽 현지 기업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비스포크 제품 라인업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프리미엄 라인인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대거 공개하고 12월 유럽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의 경우 자사의 프리미엄 빌트인 라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전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초대형 TV라인에 좀 더 힘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소비자 사용 패턴을 분석해 새 기능을 추가하는 'UP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를 연계해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TV와 기타 가전 등을 연결하는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궤를 같이 하는 전략이다. 가전·TV 사업 담당 CE 부문과 모바일·네트워크의 IM 부문을 DX 부문으로 통합한 후 기기 간 연결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의 예민한 환경 문제를 감안해 친환경 제품도 대거 선보인다. LG전자는 테이블과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공기청정기 신제품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 실물을 처음 전시한다. 이 제품은 아래쪽에 360도 방향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청정기가 있고 윗부분에는 무선청정기가 적용된 테이블이 있다.
LG전자는 에너지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들의 특징을 감안해 유럽 냉장고 에너지등급 최고등급을 받은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신제품도 공개한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 해양 보호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 와이즈(Ocean Wise)와 협력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공개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고효율 가전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와이파이(Wi-Fi) 탑재 가전제품을 내년까지 늘려 사물인터넷(IoT) 기반 에너지 관리 서비스로 에너지 효율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뉴스룸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고문을 통해 "가전제품의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효율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스마트싱스의 결합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절감을 도와주는 가전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IFA 2022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 130여개가 현장에 부스를 꾸리고 이들을 비롯한 글로벌 전자·IT 기업 1900여개가 한 자리에 모여 기술력을 뽐낸다. 국내 참가기업 100개사 돌파는 이번이 최초다. 관람객은 24만명 정도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