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임시총회서 선임 예정
대표적 관 출신…당국 소통 중요
여신금융협회장의 차기 수장으로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사장이 내정됐다. 전임인 김주현 협회장이 금융위원장에 앉으면서 과거에 비해 협회 위상이 크게 오른 만큼 차기 협회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돼 왔던 터였다.
여신금융업계는 관 출신인 정 신임 회장이 금융당국과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하며 규제 완화의 첨병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신임 여신금융협회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정 전 사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해 취업승인을 받게 되며 내달 초에 개최될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제13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며, 3년 동안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업계를 이끌게 된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23일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입후보자 6명 가운데 정 전 사장을 비롯한 남병호 전 KB캐피탈 경영관리 본부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등 3인을 면접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후보자들이 정 전 사장과 남 전 본부장 등 관 출신 2명과 민간 출신인 박 전 대표 등 3파전으로 압축됐지만 결국 정 전 사장이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 단독후보로 내정됐다.
정 후보자는 1963년생으로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및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및 美 미시건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최근에는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정 후보자 내정 소식에 여신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빅테크 기업과 경쟁 등의 요인으로 업황악화가 예견된 만큼 당국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한 적임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윤석열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이 공식화된 만큼 카드·캐피탈업계 모두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신업계 관계자들은 새 여신금융협회장의 핵심 과제로 ‘규제 완화’를 꼽았다.
현재 카드사들은 엄격한 규제 속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적자, 빅테크와의 경쟁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업계는 적격비용 산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월 적격비용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해당 TF는 오는 10월까지 운영된 뒤 제도개선 방안이 나올 전망으로, 새 협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캐피탈사들의 경우 보험대리점업 허용 등 겸영·부수업무 확대, 신기술금융사들은 창업투자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고, 업계 간 경쟁이 확대되고 있어 관련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며 “업계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합리적인 제도개선 방안 등을 이끌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