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FOMC 회의 시작...강력한 긴축 재확인 ‘주목’
금리 인상→환율 상승→외인 주식 매도 악순환 ‘우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 가운데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기준금리 인상 폭와 연준의 긴축에 대한 스탠스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들의 투자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30.52%다. 금액으로 보면 코스피 전체 시총 규모 1865조5267억원 중 569조3541억원이었다.
지난 15일 외국인 보유 시총 비율이 30.39%(575조52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 2009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2020년 초 외국인 시총 비중은 40%에 육박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올해 33%대에서 시작해 1월 중에 잠시 34%대로 올라섰지만 이내 다시 줄면서 7월29일(30.94%) 30%대로 떨어진 이후 두 달째 30%대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시총 비중 감소에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연준은 앞선 두 번의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들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 왔는데 이는 달러 강세를 부추겨 환율 상승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초 1100원대에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399원으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390원선 밑(20일 종가 1389.5원)으로 내려왔는데 언제든지 1400원선을 돌파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에 악재로 작용한다.
종국에는 국내 주식을 매도해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팔때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해 원화로 수익을 내더라도 이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투자 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고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 이탈을 불러와 외인 시총 비중이 20%대로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예상을 웃돈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8.3%)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확신이 줄어든 상태여서 이번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인 비중이 20%대로 떨어지면 이는 지난 2009년 7월 13일(29.92%) 이후 13년 2개월여만으로 현재의 달러 강세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에서 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킹 달러 현상을 제어할 수단 혹은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연준의 강한 매파 기조가 재차 확인된다면 달러화의 추가 강세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물가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긴축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며 “연준은 고용시장이 안좋아져야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는데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주 연속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이 견조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이 이미 국내 주식을 많이 팔아치웠고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이긴 하지만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이탈 러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 매도세는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5882억원어치를 주식을 팔아치우며 3조6501억원을 순매수했던 전월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재확인될때마다 외국인들은 주식을 팔았고 증시는 휘청였다”며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할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