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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發 긴축 공포…韓 경제, 고금리·고환율 ‘불의 고리’


입력 2022.09.22 11:00 수정 2022.09.22 11:08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9월 FOMC 3연속 자이언트 스텝

한은 ‘빅스텝’ 시사…대출 이자↑

환율 1400원 돌파…13년來 최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다시 한 번 단행했다.


이는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지만 앞으로도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통한 강력한 긴축 강화를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이 함께 나오면서 향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취약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물론, 고(高)환율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1일(미 동부 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올렸다. 그 결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2.25~2.5%에서 3.0~3.25%가 됐다. 지난달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잠시 한·미 금리격차는 동률됐으나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역전된 것이다.


문제는 연준의 긴축의지가 더 강력해졌다는 점이다. 오는 11월과 12월, 올해 두 차례 남은 FOMC에서 최소 빅스텝만 이어가도 연말 금리는 4%대로 올라서고 자이언트스텝이 이어질 경우 4.5%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점진적으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연준의 영향으로 내달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며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조에 발맞춰 한은 역시 빅스텝을 선택하면 11년 만에 다시 3%대의 기준금리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인상은 취약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가중시켜 우리 경제의 부실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1인당 이자 부담이 연간 16만1000원씩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근거해 계산하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시엔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간 13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 4월 기준 다중채무자 수가 451만여명에 달하고, 다중 채무액은 598조원을 기록한 국내 사정상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리 인상으로 그나마 버티던 소비마저 꺾이게 되면 내수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연내 대출 금리 상단이 7% 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형과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은 6% 중반 수준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 추이. ⓒ연합뉴스

고(高)환율 역시 골칫거리다. 이날 연준발 쇼크에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선 건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1450원 그 이상까지 내다보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를 자극한다. 당장 환율 급등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라면, 과자, 김치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거 금융위기 등에 비해 현재 우리의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투기 심리가 확대되는 등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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