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줬다가 되레 교통사고 가해자가 될 뻔했다는 차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서 작성자 A씨는 자신을 '평범한 40대 시민'이라고 소개하며 "전날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화가 난다"며 전날(27일) 오후 9시께 겪은 일을 소개했다.
이날 A씨는 퇴근길에 쓰러진 오토바이 한 대를 발견했다. 오토바이 밑에는 사람이 깔려 있었다. A씨는 급히 차량을 대피 구역에 세운 뒤 달려가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고 운전자 B씨를 인도로 피신시켰다고 한다.
A씨는 오토바이를 세우는 내내 B씨에게 '괜찮냐' 물었으나 별다른 답이 없었다고. '119를 불러주냐는' 말에도 B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황당한 일은 바로 다음에 벌어졌다. A씨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B씨는 "어딜 가시려 하냐. 아저씨 때문에 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또 B씨는 "그냥 좋게 해결하시죠?"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A씨는 당황스러워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블랙박스에 다 찍혔다"고 말한 뒤 경찰을 불렀다. 그제야 B씨는 자신이 잘못 본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후 A 씨는 뺑소니로 신고당할 것을 우려해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귀가했다.
A씨는 "'만약 내게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만약 내가 저분이 2차 사고를 당하든 말든 지나쳤으면, 예전 어릴 때 배달일을 잠깐 해봤어서 너무 안타깝다는 마음 가지지 않았으면’ 등의 생각이 집에 가는 길 내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 난다. 자괴감도 몰려왔다"며 "오토바이 정리하고 나서 운전자에게 '파스라도 사서 붙이시라'고 말하면서 5만 원권을 건네려고 했는데 그 5만 원권이 꼬깃꼬깃 구겨져 있는 걸 보니 더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론 누군가 저런 일을 당하면 그냥 지나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만 든다"면서 "여러분도 누군가를 도울 때 본인을 변호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상황 하나쯤은 꼭 갖고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