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11월 중 출범 예정
간편결제 시장 경쟁력 확보
카드업계가 확대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오픈페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다만 삼성·현대·우리카드 등이 빠지면서 ‘반쪽’ 동맹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3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5개(신한‧KB국민‧BC‧롯데‧하나‧NH농협) 카드사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오픈페이는 내달 말에서 오는 11월 중 오픈 예정이다. 오픈페이는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같은 개념으로 삼성페이처럼 한 카드사 플랫폼에서 여러 카드사의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일컫는다.
그동안 ‘폐쇄형 페이’를 고수해 온 카드사들이 손을 잡은 이유는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사들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키우는 반면 각종 규제에 막힌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다소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빅테크 등 전자금융업자가 절반 가량인 49.7%를 차지한 반면, 카드사 등 금융사는 27.6% 수준에 그쳤다.
이런 와 간편결제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카드사들로서는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2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0.7% 증가했다. 이용 건수는 8.3% 증가한 2317만건으로, 간편결제 이용금액과 이용건수 모두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사 앱을 활성화시켜 경쟁력과 개방성 등을 함께 키우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손발이 맞지 않아 잡음이 새 나왔다. 오픈페이는 당초 올해 상반기 론칭할 계획이었으나, ‘카드사간 앱카드 상호연동을 위한 협회 네트워크 위탁운영’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결국 전산 개발이 완료된 개별 카드사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전산작업이 완료되면 이르면 내달 말 신한카드를 필두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순으로 내달 말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 4위인 현대카드, 우리카드가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카드의 경우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삼성페이’가 있고, 최근 삼성생명‧화재 등 같은 금융 계열사와 공동으로 구축한 통합금융 플랫폼인 ‘모니모’도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는 올해 말 도입 예정이 확실시 된 ‘애플페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될 경우 아이폰 사용자들이 현대카드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굳이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오픈페이에 참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11월 독자 가맹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 자체 결제망 구축을 위한 첫 단계 목표인 ‘가맹점 식별 체계’를 확보하는 등 자체 결제망 구축에 한창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3개 카드사의 참여 불발로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쟁력을 위해선 고객 유인이 중요한 데 서비스 범용성과 편의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 출시로 금융 플랫폼 서비스 확대는 물론 간편결제 시장 경쟁력도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도,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