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6억2000만 달러·신한은행 23억 6000만달러 송금
가상자산거래소→귀금속·무역법인 명의 계좌→홍콩·일본 해외법인으로 빠져 나가
은행권 전체 이상 외화 송금 규모는 72억 2000만 달러…금감원 중간검사 결과
검찰이 '거액의 외환 이상 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압수수색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나욱진 부장검사)와 세관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우리은행 지점과 신한은행 본점·지점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자료를 확보 중이다. 이들 은행 지점은 수상한 외화 송금이 이뤄진 곳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우리은행의 이상 송금 규모는 16억2000만 달러다. 신한은행은 23억6000만 달러의 외환을 송금했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나온 자금이 귀금속업이나 여행업 등 무역법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된 뒤 홍콩·일본·미국·중국 등 해외 일반 법인으로 빠져 나갔다.
검찰과 세관 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 중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이일규 부장검사)도 지난 21일 우리은행 본점과 이 은행 직원 A 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대구지검은 당시 우리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A 씨가 외환 이상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
세관은 그동안 금감원 의뢰로 1차 수사를 진행했고, 검찰은 세관을 지휘하면서 이상 송금 계좌의 통합 분석을 진행해왔다. 이상 거래가 우리·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 은행들에서도 일어난 만큼, 검찰과 세관의 압수수색 범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중간 검사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의 이상 외화 송금 규모는 72억2000만 달러다.
금감원이 일부 은행직원의 위법행위 정황도 발견한 만큼 압수수색 이후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