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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저격'한 노벨평화상…反러 개인·인권단체 등 3자 공동수상


입력 2022.10.07 21:36 수정 2022.10.11 16:4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벨라루스 비알리아츠키·러시아 메모리알·우크라 시민자유센터

“수년간 권력비판·시민 기본권 보호 위한 권리 증진에 노력”

노벨위,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도록 비알리아츠키 석방 촉구


7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지난 2011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재판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평화상은 러시아와 친러 권위주의 권력에 맞서 싸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인권단체 2곳과 벨라루스의 인권운동가 등 3자가 공동 수상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권·평화·반전의 가치가더욱 부각된 상황에서 관련 국가에서 적극적인 인권·평화·반전활동을 벌여 온 이들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써 우크라전쟁에 대한 비판의지를 한층 드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벨라루스 인권운동가와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Memorial), 우크라 시민단체인 ‘시민자유센터’(CCL)를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선정 배경에 대해 “이들은 엄혹한 자국 내 정치적 환경에도 오랫동안 권위주의적 권력을 비판하고 (언론과 양심의 자유 등)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왔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알레스 비알리아츠키는 벨라루스가 옛소련 해체로 독립하기 직전인 1980년대 중반부터 벨라루스의 자유민주주의 운동을 이끌었다.1988년 스탈린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한편 소련 정치탄압의 희생자를 기렸다. 이후 1994년부터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서왔다. 1996년 인권센터 비아스나(벨라루스어로 '봄'을 의미)를 설립해 민주화 시위에 대한 정부의 가혹한 진압에 항의하고, 투옥된 시위자들을 지원했다.


7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시민자유센터'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벨라루스 정부로부터 지속적으로 박해를 받았고, 여러차례 체포되길 반복했다. 그는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의혹으로 시작된 반정부시위에 참여했다가 재판도 받지 않은 채 현재까지 수감 중이다. 2020년 '대안노벨상'으로 불리는 라이트 라이블리후드상을 받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비알리아츠키가 시상식에서 직접 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벨라루스 당국에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 국가로 러시아의 우크라침공 때 발판역할을 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우크라 시민자유센터는 2007년 옛 소련 연방의 9개국 인권단체 지도자들이 수도 키이우에 설립한 주요 비정부기구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서 정치적 박해를 감시하고 돈바스전쟁 중 전쟁범죄와 반인륜적 범죄 등을 기록해 왔다. 크렘린궁에 의해 감옥에 갇힌 정치범들의 석방을 위한 국제 캠페인을 조직하기도 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은 스탈린(1879~1953) 정권 등 옛소련 시절에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러시아의 인권운동가들이 1987년 설립했다. 197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사하로프(1921~1989)와 인권운동가 스베틀라나 가누쉬키나 등이 참여했다.


7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의 현판. ⓒ EPA/연합뉴스

소련의 붕괴 후 희생자들에 대한 문서센터 설립 외에도 러시아의 정치적 억압과 인권침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화했다. 체첸전쟁(1994~2009)기간에는 러시아와 친러세력이 시민에게 자행한 학대와 전쟁범죄를 수집하고 검증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이 단체에 대한 해산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고희(古稀를 맞는 날이었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 평화상을 오늘 70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동맹인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스안데르센 위원장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당국의 주목을 받아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노벨위원회가 종종 직면하는 딜레마이며 우리가 진지하게 고려하는 일”이라며 “특히 구금 중인 비알리아츠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 상이 그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우리는 (노벨평화상 수상이) 그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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