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성장 이끌어…지난해 순익 22%↑
행추위 내 민-관 의견 조율 ‘관전 포인트’
Sh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공개모집에 5명의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김진균 현 행장이 연임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한 후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수협은행에 차기 행장 자리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이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신임 은행장 공개모집 서류접수에는 김 현 행장을 비롯해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권재철 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 등 5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최 부회장을 제외환 4명의 후보들은 모두 수협은행 내부출신이다.
특히 연임에 도전하는 김 행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김 행장은 2020년 수협은행 최초로 내부 출신 행장으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내달 10일까지다. 김 행장은 1992년 수협에 입사한 후 지점장과 심사부 기업팀장, 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김 행장은 2년간 수협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첫해인 지난해 수협은행의 당기순익은 2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늘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당기순익은 1315억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달 말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한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싣는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2001년 정부로부터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 악화로 인해 2000년 6월 자본잠식 규모만 5100억원에 달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최소기준인 6%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수협중앙회는 당초 2028년까지 이를 상환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액면 7574억원의 국채를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면서 정부로부터 진 빚을 21년 만에 모두 갚으며 6년 앞당긴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
그동안 수협은행의 배당금은 수협중앙회와 예보가 협의한 일정비율이 사실상 강제됐는데 앞으로 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수협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기 위해서는 차기 은행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다만 수협은행장 선출과 관련해 행추위원들 간의 의견조율이 관건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수협중앙회 추천 인사 2명과 해수부, 기재부, 금융위에서 각각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수협은행 차기 행장을 두고 수협과 정부 측이 번번이 기 싸움을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내부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난항이 예상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행추위는 오는 14일까지 면접 일정을 개별 통보하고 25일 면접을 거쳐 차기 행장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김진균 행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려면 행추위 위원 3분의 2 이상인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김 현 행장외에 강 부대표와 최 부회장을 유력한 차기 수협은행장으로 꼽고 있다.
강 부대표는 지난 1979년 수협에 입사해 개인고객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장, 상임이사, 지도상무 등을 지낸 후 지난 3월 부대표 연임에도 성공한 인물이다. 최 부회장은 적자를 이어갔던 KS신용정보를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KB국민카드 초대 대표이사도 역임한 바 있어 수협은행 여신부문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하는데 김 행장의 애썼던 만큼 내부에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정부와 중앙회 간 인사를 놓고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차기 행장에 관해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