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요건 완화에 기대감 확산
이달 코오롱티슈진 거래 여부 결정
신라젠이 2년5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하자 장기 거래정지 종목 주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거래소의 상장폐지 요건 완화로 회생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이달 심판대에 오르는 코오롱티슈진의 거래재개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팩을 제외한 매매거래정지 종목은 총 78종목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9종목, 코스닥 58종목, 코넥스 11종목으로 코스닥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스닥은 거래정지일수도 타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관측된다. 3년 이상 거래가 동결된 종목은 총 10종목으로 모두 코스닥 종목이 차지했다.
가장 오랜기간 거래가 정지된 종목은 카메라 부품 전문 제작사 하이소닉으로 지난 2018년12월13일 이후 3년10개월간 발이 묶여 있다. 회사는 최초 횡령·배임 혐의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이후에도 영업손실 발생 등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해 장기간 상장폐지 위기에 노출돼 왔다.
하이소닉은 거래재개를 위해 우선 적자에서 벗어나겠나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삼성전자 출신의 박성하 캠시스 부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스마트폰 부품 사업에서 실적 반등을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기간 거래정지 종목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코오롱티슈진이다. 신라젠 만큼이나 많은 수의 소액주주들의 거래가 동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는 6만1638명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35.02%에 달하는 1294만9010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63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당장 오는 25일 이 회사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린다. 기심위는 지난달 코오롱티슈진이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토대로 상폐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당시 회사는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던 인보사의 주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거래소는 이를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사안으로 판단해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회사는 거래재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인보사의 무릎 골관절염 미국 임상 3상의 투약을 재개하며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 2상계획도 승인받았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신라젠 거래재개와 맞물려 기사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상장폐지 요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거래소는 최근 열린 ‘제 3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회생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정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요건이 완화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스닥 기업의 상장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리한 상장에 따른 피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받는 다는 것이다. 당국도 상장 허들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증권신고서를 면밀히 심사하고 기업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 보호 및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