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조571억원, 기아 2조2828억원 예상
생산차질 일부 해소되며 판매 확대
인센티브 축소 등 제값받기 전략도 주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분기 각각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판매 확대와 공급난 시기에 이뤄진 인센티브 비용 축소 등이 긍정적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착시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각각 3조571억원, 2조2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현대차는 90.3%, 기아는 72.0% 각각 증가한 규모다.
이같은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현대차의 경우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기아 역시 지난 2분기(2조2341억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3분기 예상 매출은 현대차가 35조3899억원, 기아가 22조2761억원으로 각각 90.3%, 7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호실적 전망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른 판매 증가에 기인한다. 생산 차질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쌓인 대기 수요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생산 차질로 인해 만들어진 공급자 우위 시장 구조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 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주요 시장에서 딜러 인센티브 비용을 줄이는 등 제값 받기 전략을 택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부품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SUV 위주의 생산전략으로 대당 판매단가(ASP)가 높아진 것도 실적 개선의 요인 중 하나다.
다만 환율 효과도 실적에 반영된 만큼 3분기 실적을 오롯이 영업 성과로 평가하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8월 중순 이후 급등을 시작해 분기말 1400원 초중반까지 치솟았으며, 해외사업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 전반적으로 달러 매출이 높게 잡히는 착시효과가 있었다.
4분기 이후 실적이 다소 꺾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을 2조9098억원, 기아는 2조1995으로, 3분기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는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판매 부진 및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IRA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와 현대차그룹이 미국 정부와 접촉하며 예외 적용이나 유예를 요청하고 있지만,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한 올해까지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들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판매 감소는 물론,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일부나마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수익성 악화까지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