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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우는 LG전자 전장사업…우량수주의 힘


입력 2022.10.20 06:00 수정 2022.10.20 06: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우량 수주 정책 힘입어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 기대감

전기차 시장 성장세·車 부품난 완화로 판매 개선 전망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소재지인 인천사업장 내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산업용 로봇이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조립하고 있다.(자료사진)ⓒLG전자

LG전자의 전장(VS) 사업이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이 실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완성차업체들의 주문 증가로 전장 사업은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대표 '효자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LG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466억원 중 VS사업에서 1000억여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VS사업은 올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6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2분기 500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는 이 보다 배로 증가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3분기 완성차업체의 생산 증가와 반도체 공급 리스크 축소 활동 등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은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며, 수익성도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견조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흑자 배경에는 우량 프로젝트 중심 수주가 한 몫했다. 단순히 완성차업체 등으로부터 저가·고부가 물량을 가리지 않고 받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전체 이익에 기여할 만한 프로젝트만 선별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VS사업 판매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생산량은 1467만1000개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9% 감소했음에도 불구, 상반기 433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작년 상반기에 더 많이 팔았지만 3417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미루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고부가 물량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VS사업 관련 주요 제품으로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이 있다.


회사측은 "2018년 전까지는 성장 중심 기조로 수익이 좋지 않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지속되다보니 적자가 이어졌다"면서 "이후 수익성이 담보되는 수주를 선별해왔고 올해 상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전기차 시장 개화로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추진, 전장사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왔다.


2018년 차량용 조명업체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손잡고 합작사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 차량용 조명(ZKW), 전기차 파워트레인(LG 마그나)으로 구성되는 '삼각편대'를 구축, 종합 전장 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전기차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의 VS사업 성장세도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며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추가 생산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2018년 이후 고부가 수주분의 매출 인식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증권도 "올해 정상화가 예상 보다 빨랐고 고부가 수주가 늘면서 원가 구조도 안정적인 흑자 기반을 마련했다"고 봤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 입어 올해 VS사업 연간 영업이익은 240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와 유사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다만 패널 등 원자재 가격 강세와 물류비는 부담 요소로 꼽힌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 평균가격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보다 20.9% 올랐다. 칩(Chip) 평균 가격 역시 올해 39.1% 상승했다.


물류비도 강세다.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0월 둘째주 기준 1814로 전주 보다 109 떨어졌다. 올해 평균(3996) 보다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20년 평균(1265) 보다는 여전히 높다.


다만 배터리처럼 전장 부문도 제품에 원재료 상승분을 전이시키고 있어 흑자 기조를 다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원재료 상승분에 대한 판가 전이 효과가 지속되는 중"이라며 "반도체 수급난이 다시 심해지지 않는 한, 구조적인 흑자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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