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버 더 톱’→‘순정파이터’ 등
남성들 대결에 초점 맞춘 서바이벌 활발
모래판 위 남자들의 씨름 대결부터 최고의 피지컬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까지. 서바이벌의 소재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을 통해 소재의 폭이 넓어지는 흐름을 타고, 남성들의 격투 또는 몸에 방점을 찍는 등 ‘원초적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남성들의 격투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여러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tvN Story ‘씨름의 제왕’은 국내 최초 남자 씨름 버라이어티로, 모래판 위 남자들의 리얼한 대결을 다뤄내고 있다.
JTBC ‘오 버 더 톱’은 전국의 팔씨름 최강자를 가려내고 있다. 연예 셀럽부, 일반부, 운동 선수부, 학생부까지 총 4개 부로 나눠 예선을 치른 뒤 살아남은 전국의 팔씨름 고수들이 모여 팔 힘 하나로 대결을 펼치고 있다.
격투기 선수들이 직접 나서 격투 대결을 돕기도 한다. SBS가 오는 12월 연예인, 셀럽, 무도인, 운동선수 등 지원자들이 전설의 파이터 4인방의 멘토링을 받으며 ‘격투기 1인자’에 도전하는 격투 예능 ‘순정파이터’를 선보인다. 추성훈, 김동현, 정찬성, 최두호가 멘토로 출연한다.
이 외에도 대한민국 최강의 스턴트 크루를 가리기 위해 나선 현역 스턴트맨들의 액션 서바이벌 ‘슈퍼액션’도 11월 말 tvN을 통해 방송되며,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과정을 다루는 ‘피지컬: 100’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씨름, 팔씨름, 격투기, 스턴트 등 분야는 다양하지만, 남자 출연자들이 직접 몸을 부딪히며 펼치는 치열한 경쟁을 담아내는 격투 예능들이 예능가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 넷플릭스의 경우 대놓고 ‘몸’을 강조하는 등 그간의 서바이벌 예능과 비교해 한층 원초적 재미를 강조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에는 스타를 탄생시키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또는 출연자들의 치밀한 두뇌 싸움을 강조하는 두뇌 게임 예능에서 서바이벌 방식이 주로 활용되곤 했었다. 지금은 한층 다양하게 서바이벌을 적용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앞서 유튜브에서 밀리터리 서바이벌 예능 ‘가짜사나이’가 흥하고, 뒤이어 채널A에서 최정예 부대를 가리는 ‘강철부대’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후 1억 원의 파이트 머니를 걸고 싸우는 격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파이트클럽’이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되며 해당 콘텐츠의 리얼함이 시청자들의 호평 요인이 되기도 했다.
유튜브, OTT 등을 통해 한층 거칠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운 서바이벌 예능들이 흥하면서, 이제는 TV, OTT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면서도 거친 대결을 담아내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다.
다만 원초적 재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극적 재미가 강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종목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해당 소재에 대해 미처 몰랐던 매력을 전달하는 순기능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의 서바이벌 예능들이 출연자들의 경쟁, 대결에만 방점을 찍으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킬만한 서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간의 음악, 또는 두뇌 서바이벌에서는 출연자들의 사연 또는 관계를 함께 조명하며 다채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곤 했다면, 지금의 서바이벌 예능들은 소재의 특별함 외에는 몰입할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소재의 다변화에도 불구, 오히려 콘텐츠 자체의 흥미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개의 풍성함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