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든 '김은혜 퇴장' 갈등…與, 野 국정조사 드라이브에 결속

장제원·이용 등 친윤 일부 불만 토로

"찬반 상존, 친윤·비윤 구도는 아냐"

MBC·국정조사 등 현안에 與 결속 움직임

주호영, 당내 여론수렴 착수 전열 재정비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김은혜·강승규 수석 퇴장 조치를 계기로 친윤과 비윤의 갈등이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친윤 핵심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주 원내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투영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앞서 10일 장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의원들이 부글부글 하더라"고 전하며 "필담을 갖고 두 번을 세워서 사과시켰다. 벌을 두 번 준 거다. 대통령의 수석 참모가 아닌가. (주 원내대표가) 퇴장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었다. 초선인 이용 의원이 의원총회 자리에서 중진인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너무하다"며 직격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친윤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대응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 등 현안에서 야당의 공세는 제대로 막아 내지 못하고, 되려 해명하고 사과한 두 수석을 퇴장 조치까지 했다는 게 요지다.

이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의 틈을 더욱 벌리려는 민주당의 메시지도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대통령의 친위부대인 윤핵관들이 무슨 지시를 받았는지 서로 뒤질세라 자당 원내지도부마저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며 "여당 소속 의원들한테도 역정을 내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에 대해 당내 찬반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적 '흔들기'나 친윤과 비윤의 갈등 구도는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실제 장 의원 외에 친윤으로 분류되는 주요 인사들의 공개 의견 표명이나 행동은 특별히 감지되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누구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퇴장한 배경에) 말 못 할 사정들이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대통령이 일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했다는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진석 위원장은 "저는 전화를 받은 바 없다. 친윤계가 아닌 것 같다"고 반어적으로 말했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당에서 하는 자잘한 것까지 전화하는 분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장 의원도 "(보도에서 나온) '매가리'는 대통령이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며 "가짜뉴스"라고 못을 박았다.

오히려 MBC의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이 불거지자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는 등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유승민 전 의원이나 하태경 의원 등 일부 비판적인 의견이 없진 않았으나,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나서 "취재 거부가 아니다"라고 엄호해 혼선은 잦아들었다.

배현진 의원이 "취재 거부가 아닌 편의 제공 취소"라며 총대를 멨고, 안철수 의원은 "MBC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조치"라고 부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대통령실에 힘을 실어줬고, 김기현 의원은 나아가 "현 간부들이 유지되는 한 MBC는 해체가 맞다"며 MBC와 날을 세웠다.

특히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여론전에 들어가면서 국민의힘도 더욱 결속력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주 원내대표는 14일 중진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으로 당내 여론 수렴에 들어간다. 이태원 참사 대응이 주요 안건이지만,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 청취를 통해 당내 파열음을 막고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