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보험료 4분의 1토막으로 급감
장기 상품에 일희일비 투자 주의보
국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 규모가 올해 들어 3조원 가까이 쪼그라들면서 4분의 1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며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의 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다만 변액보험은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나온 상품인만큼, 일시적인 증시 흐름에 따라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 보다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가 올해 들어 8월까지 변액보험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8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2조7665억원) 감소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납입하는 보험료를 말한다. 초회보험료를 통해서 보험업계 트렌드 및 보험사의 미래성장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변액보험 강자' 타이틀을 달고있는 미래에셋생명의 해당 부문 초회보험료는 253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8.0%(1조8520억원) 급감했다. 하지만 이같은 축소 흐름에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그 만큼 시장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어 하나생명(1312억원)·메트라이프생명(1296억원)·DGB생명(1000억원)·흥국생명(510억원)·ABL생명(355억원)·삼성생명(350억원)·신한라이프생명(307억원)·KB생명(274억원)·푸르덴셜생명(237억원) 등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상위 10개 생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회원들의 이탈도 있었다. 초회를 포함한 변액보험의 생보업계 총 매출은 8조8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3조2304억원)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증권시장이 침체되며 변액보험 신계약 체결 및 계약 유지에 악영향을 끼친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달라지는 투자 상품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변액보험의 순자산액 가중평균 수익률은 누적 69.9%로, 전분기 대비 27.3%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증시 변동폭에 따라 변액보험의 가입 규모가 출렁이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단기간의 손익률만 보고 중간에 해지한다면 상품 설계시 예상했던 투자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간을 두고 설계된 투자상품이다. 특히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며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중도에 해지하면 사업비 손실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증권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이 회복될 미래를 생각한다면 증시 불황인 지금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