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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승진 이재용 ‘위상 강화’...글로벌 네트워크 풀가동


입력 2022.11.17 16:43 수정 2022.11.17 17:48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글로벌 거물들 연달아 만나며 사업 협력 논의

탄탄한 인맥으로 '삼성 총수' 리더십 제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주 방한하는 유럽 및 중동의 정·재계 리더들과 연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 본격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삼성그룹 수장으로 공식 취임한 뒤 주로 '상생 및 사회공헌' 경영 비전을 제시해왔던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기업 미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경영 보폭을 늘린다는 관측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은 이날 오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연쇄 회동을 가졌다. 아울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왕세자와의 차담회도 예정돼있다. 이날 이재용 회장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베닝트 CEO와 함께 동석하는 형식으로 참여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당시 이미 뤼터 총리와 베닝크 CEO를 차례로 만난 바 있지만, 이날 민관협력 차원의 모임에선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반도체 협력 방안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시작해 설계, 장비 등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한 반도체 강국이다. 아울러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전세계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역시 네덜란드에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정보통신기술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인물로, 차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또 ASML이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의 원활한 수급에 따라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보유할 수 있는 만큼, 유럽 중에서도 네덜란드와의 네트워크는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ASML은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 화성에 장비 유지보수와 교육을 담당하는 '뉴 캠퍼스'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ASML이 해외 지사에 처음 직접 투자하는 이번 사례는 사실상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경계현 대표이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삼성전자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스페인대사관 제공


아울러 이날 오전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직접 찾았다. 이날 산체스 총리와 이 회장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페인 총리가 한국 내 삼성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계현 삼성 DS부문 대표이사 및 최시영 파운드리사어부장 등 주요 경영진의 안내 하에 산체스 총리와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등 스페인 주요 부처의 장·차관 40여명은 평택 P1라인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향후 유럽 내 반도체 우군을 늘리는 데 있어 네덜란드 뿐 아니라 스페인 역시 전략적으로 포섭해야 할 국가다. 스페인은 지난 5월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양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120억유로(약 16조34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과 국제 정재계 인사들과의 회동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날 오후 개인적 친분이 있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재판 일정이 있었지만, 빈 살만 왕세자 등과의 회동을 위해 법원에 불출석 사유를 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AP/뉴시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6월 방한 당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당시 이 부회장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역시 이 부회장과의 추가 회동을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에서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만 약 686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에 달하는데 이는 재계가 수주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규모다.


이러한 정황들로 인해 특별복권 이후 갑자기 빨라진 이재용 회장의 보폭은 '미래 먹거리 발굴'로 연결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류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가 및 총수로서 차별화를 두는 부분이 바로 이런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아니겠느냐"며 "아직 해결되지 못한 사법리스크가 있다 하더라도, 이 회장의 이런 능력 발휘가 곧 삼성 리더십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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