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연말 입주물량 증가로 심화된 가운데, 역전세난이 주택가격 하락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지방세연구원 역전세난과 주택가격 변화의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거래 절벽이 이어져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역전세난이 확산되면서 주택시장도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20년 8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가파르게 올라 올해 1월까지 18개월 동안 14.98% 상승했다. 그러나 급등하던 전셋값은 이후 전세대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2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까지 9개월째 하락 중에 있다.
또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2022년 9월 기준 63.8%로 최고점인 2017년 12월 68.7% 보다 낮아졌다. 전세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매매가격이 실거주 목적보다 크다는 것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클수록 거품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전세가율도 소폭 하락하고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전세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대도시 주택 입주물량이 적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역전세난'이 발생했다"면서 "이는 높은 전세자금 대출금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서술했다.
그러면서 "2014년 이후 전세자금대출이 과잉공급 됨에 따라, 가계 대출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출을 통해 전세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역전세난은 주택가격을 하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신규 주택 입주물량은 보통 연말에 몰려있는데, 올해 연말부터 주택 공급이 크게 증가하면 역전세난으로 인근 주택가격 하락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서울의 경우 마포구 마포더클래시(12월 입주, 1419세대), 서대문구 힐스테이트홍은포레스트(11월 입주, 623세대), e편한세상홍제가든플라츠(12월 입주 481세대), 강서구 우장산숲아이파크(11월 입주, 576세대)등의 입주가 예상되고 있다.
지역별로도 올해 말과 내년 초 입주물량이 몰려 있다. 경기·인천·대구·충남·부산·서울 순으로 물량이 집중돼 전세·주택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당 평균 입주 세대수가 많은 인천의 경우 전세·주택가격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정부의 11.10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지원은 전세 수요자에게 큰 혜택이 될 수 있으나, 그 대상이 확대될 경우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을 부양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역전세난에 따른 전세가격 및 주택가격 조정은 코로나19 시기에 발생한 주택시장의 이중버블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11.10 대책으로 대출규제 등을 완화하고 있어 주택가격의 급락상황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만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