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침체에도 소비시장 훈풍…W컨셉, 1차 블프 매출 70%↑
월드컵 등 연말 소비 촉진 기대…일각선, "경기 둔화 고착화에 내년 걱정도"
패션·뷰티업계는 11월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물가 인상과 이태원 사고 여파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유통, 외식업체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업계는 월드컵·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 기대감에 할인 쿠폰, 경품 등 풍성한 혜택을 앞세워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물가 급등에 고금리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절벽이 가속화될 경우 의류나 화장품 등의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초특가, 최저가딜 등 가격 혜택을 강화하며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F는 LF몰에서 오는 28일까지 최대 22만원에 달하는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SF샵은 30일까지 최대 50%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SSF 데이’를 개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이달 27일까지 선착순 쿠폰, 최저가딜 등의 이벤트를 실시한다.
패션 플랫폼과 명품 플랫폼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W컨셉은 오는 27일까지 패션, 뷰티, 라이프 등 전체 카테고리에서 1000여개 주요 브랜드 상품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준비했다.
캐치패션 역시 이달 말까지 프라이빗 캐시백, 런드리고 제휴 혜택 등을 제공하는 ‘블랙 프라이데이 인 캐치 PARTⅡ’를 마련했다.
뷰티업계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겨냥한 할인 행사는 물론 홀리데이 에디션을 출시하며 연말 선물 수요까지 공략하고 나섰다.
LG생활건강의 비욘드는 레그웨어 브랜드 삭스어필과 협업한 홀리데이 에디션 ‘리플 유어 러브’를 내놨다.
비욘드 동물 보호 캠페인 10주년을 기념하며 동물들의 일러스트를 담은 ‘홀리데이 기프트’ 콘셉트로 기획돼 바디, 헤어, 핸드 베스트 보습 제품들의 대용량 정품은 물론 증정품까지 알차게 포함해 온·오프라인 각각 구성으로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도 한정판 세트인 ‘Happy Holidays from Sulwhasoo’ 컬렉션을 판매 중이다.
설화수의 베스트셀러인 윤조에센스와 자음생세럼, 자음생크림이 본품으로 들어가는 3가지 기획 세트로 구성됐다.
이처럼 패션·뷰티업계가 공격적인 할인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소비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어서다.
실제로 각 기업들이 진행중인 관련 행사는 대흥행을 거두고 있다. W컨셉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1차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급증했다. 특히 주말 3일간(11월18일~20일) 매출은 2배 신장했다.
W컨셉 관계자는 “아우터, 부츠 등 겨울 패션 상품 수요가 높다”며 “일주일 간 연달아 진행된 브랜드별 72시간 팝업 세일이 브랜드별 할인 혜택을 한정 시간 내에만 확인할 수 있어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에 초점을 맞춰 역대급 할인 혜택 준비한 만큼 고객 반응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소비둔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내외 경기 둔화세와 코로나19 재유행, 이태원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절벽이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의 '2022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치(2003∼2021년)와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소비자들이 의류나 화장품 등의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인다”며 “지금은 할인행사, 연말 특수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몰라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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