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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술' SK '글로벌'…반도체 해법 나왔다


입력 2022.12.07 11:37 수정 2022.12.07 11:3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에 개발·제조 전문가 남석우·송재혁 전진 배치

SK하이닉스 '글로벌전략' 신설 및 CEO 산하 '글로벌 오퍼레이션 TF' 구성

미·중 갈등 및 반도체 불황 속 '기술' '글로벌' 키워드로 위기극복 '총력'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2라인. ⓒ삼성전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연말 정기 인사에는 각각 '기술', '글로벌' 키워드가 녹아있다. 삼성전자는 기술인재 등용을 확대하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조직을 강화함으로써 반도체 업황 부진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는 경쟁국들의 거센 기술 추격을 뿌리치는 한편 내년에도 이어질 반도체 '혹한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적으로나 전략적으로 필요한 조치로 해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6일 이틀간 발표한 사장단·임원 인사를 통해 반도체(DS)부문에서 2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남석우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과 송재혁 반도체연구소장 부사장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남석우 신임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했다. 앞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간 시너지를 위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송재혁 신임 사장은 D램 및 플래시 메모리 공정개발부터 양산까지 반도체 전과정에 대한 기술리더십을 발휘하며 메모리 사업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는 반도체 사업 CTO(최고기술책임자)도 겸하면서 반도체 전제품의 선단공정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 과제가 송 사장에게 있다.


이처럼 반도체 연구개발·제조에 역량있는 2명의 인사를 수장으로 전면 배치한 것은 초격차 기술 확보에 매진해 반도체 부진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기조는 다음날 단행한 임원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정원 DS부문 S.LSI사업부 모뎀개발팀장 부사장과 이병일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1팀 상무는 제품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만 45세, 만 37세의 젊은 나이로 각각 부사장, 상무로 승진했다.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공정개발팀 부사장 역시 D램 공정개발 전문가로서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공정개발 및 개발 제품 양산성 확보에 기여한 공로로 만 51세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기술인재' 발탁으로 요약되는 연말 정기 인사는 삼성전자가 내년 전개될 극한의 글로벌 경쟁에서 기술 우위로 돌파해내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내년 인사도 이 같은 '기술인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는 미국, 중국, EU(유럽연합)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국을 빠르게 따라잡을 기술 없이는 롱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위기감마저 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 수위 확대, 반도체 수요 부진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수출 다각화 등 다양한 출구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자료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국의 정책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글로벌 사업장 관리도 보다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각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CEO 직속으로 '글로벌 오퍼레이션 TF'를 만들고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을 TF장으로 선임했다. 회사측은 "반도체 산업의 다운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속도와 유연성,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쪽으로 조직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도 전문성을 제고한다. SK하이닉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GSM(Global Sales&Marketing)' 조직을 해외영업을 맡는 '글로벌 세일스'와 '마케팅/상품기획'으로 양분해 두 파트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GSM는 '미주' 조직을 맡았던 김주선 담당이 이끈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것은 반도체 혹한기 속 변화하는 각국 정세에 긴밀히 대응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해나가기 위해서다.


특히 SK그룹은 대규모 대미 반도체 투자를 앞두고 있어, 원활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글로벌 조직 내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를 중심으로 미국에 총 300억 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는 이중 절반이 투입된다. 최 회장은 "미국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연구개발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을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SK는 미국의 보조금 지원 및 각종 세제 감면 혜택 등의 지원 속에 주요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7월 최태원 회장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화상면담에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배석한 만큼 SK하이닉스의 가교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이 반도체 투자에 주력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 초격차 기술 확보 및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면서 "2023년은 경쟁력 유지에 꼭 필요한 투자와 더불어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전략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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