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적정 수준 1200원대 제시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92원을 돌파하며 1998년 외환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으로 기업 순익은 소폭 개선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 참고자료 ‘환율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서 이같이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9월 중 1440원에 육박, 최근까지도 1300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평균환율은 1292.7원(21일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12.9% 상승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햇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기업 영업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은은 지난달 10~30일 중 총 327개 업체(제조업 및 대기업)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율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나 영업외손익(영업외수익-영업외비용)이 증가함으로써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소폭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수출비중이 높고 외화순자산(외화자산-외화부채)이 큰 제조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환율상승은 국내공급가격(원화표시가격) 인상 및 해외공급가격(외화표시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나, 이러한 가격변동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상대적으로 국내공급가격 인상에 따른 국내물가 전가효과가 해외공급가격 인하를 통한 수출 가격경쟁력 제고효과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 환율상승이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환위험을 헤지하는 수출업체(총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업체)의 경우 그 비중이 40%에 불과한 데다 순수출액 대비 헤지비율도 20% 이하인 경우가 많아 환율하락(상승) 시 환차손(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단, 환헤지를 하지 않는 업체의 경우에도 결제시점 조정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업 중 59%는 고환율이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데 응답했다. 적정 원・달러 환율수준의 경우 제조업은 1200원대, 건설업·서비스업은 1100원대로 제시했다.
한은은 “환율상승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가 큰 제조업에서도 고환율이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많은 점으로 미루어볼때 이번 원화절하기에는 환율 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