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증가분 공제 제외하면 경쟁국 못미쳐
양향자 의원 "15% 밑점으로 상향 논의"
중견기업계 "공제율 추가 상향 검토해야"
정부는 반도체 업계 불만을 자아냈던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달 대기업 기준 6% 수준인 세액공제율을 8%로 높이기로 한 결정에 반도체 업계가 미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참 못 미친다며 추가 인상을 주장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세제 지원이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입장을 바꿨다.
이에 정부가 세액공제율을 2배 가량 상향한 방안을 내놓으면서 미국 등 경쟁국과 유사한 수준까지 지원 규모를 늘렸지만 여전히 추가 상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에 따르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의 경우 기존 8%에서 15%로 7%p 오른다.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공제율이 9%p 상향된다.
여기에 투자 증가분에 대한 10%의 추가 세액 공제까지 고려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정부가 제시한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미국 등 경쟁국과 유사한 수준이 된다.
정부도 이번 투자세액공제 상향 수준이 주요 경쟁국 대비 최고 수준의 세제 지원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한국의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25~35%로 대만(5%), 미국(25%)보다 높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 비용 또한 우리나라는 30~50% 세금을 깎아주고 있다. 이는 대만(25%), 미국(증가분의 20%), 일본(대기업 6~10%·중소기업 12%)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증가분 공제를 제외할 경우 경쟁국보다 낮아질 수 있어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K-칩스법' 마련을 주도한 양향사 무소속 의원은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추경호 경제부총리께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투자 증가분에 한해 올해 한시적으로 10% 추가 공제도 시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15%는 시작이다.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다드 25%를 말한다. 코리아 엑소더스를 방지하고 미래 첨단산업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세율"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서 확대시키자. 국회 첨단전략산업 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15%를 밑점으로 세액공제율 상향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중견기업계도 환영의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추가 상향 또한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의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율을 8%에서 15%로 상향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감, 중국 수출 감소, 대만 TSMC 및 일본 라피더스 반도체 동맹과의 경쟁 격화 등 최악의 상황에 놓인 반도체 산업의 숨통을 틔우는 조치"라고 반겼다.
다만 "기업의 자구 노력을 뒷받침할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에 비해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중견기업 세액 공제율의 추가 상향 또한 적극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