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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악재에 미뤄진 '호텔롯데' 상장, 올해는?


입력 2023.01.10 06:48 수정 2023.01.10 15:1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2016년 IPO 추진 이후 7년째 답보 상태

매출 80%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 회복이 관건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이완신 대표 선임…온라인 사업 강화 기대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해외주류 매장 모습.ⓒ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수요 감소로 호텔롯데 상장이 수년째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장을 맞은 호텔롯데의 올해 사업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작년 12월15일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호텔군 총괄대표와 호텔롯데 대표이사로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사장이 내정됐다.


지주사 CFO출신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은 데 이어 2021년 말에는 외부출신인 안세진 대표가 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에 선임됐다. 그러다 1년 만에 다시 롯데 출신 이완신 대표가 수장에 오른 것이다. 3년 간 매년 수장이 바뀐 셈이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원롯데 프로젝트의 핵심 계열사다.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롯데상사, 롯데렌탈 등의 지분을 다수 보유해 그룹 내 중간지주사의 위치에 있지만, 호텔롯데의 지분 99%는 일본롯데홀딩스를 비롯해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을 희석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분리하는 원롯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난 2016년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당시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한 검찰조사로 상장 작업이 연기됐다.


당시 계획대로 상장이 진행됐다면 호텔롯데의 일본 롯데 계열사 지분율은 약 99%에서 약 65%로 낮아지고, 약 4조원대의 자금을 조달해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호텔·월드·리조트사업부 관련 시설에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한 상장작업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는 지난달 26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당사가 속한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당사의 기업공개 재추진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대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업공개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임된 이완신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35년간 롯데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은 이후에는 디지털 캐릭터인 밸리곰과 가상인간 루시를 선보여 홈쇼핑 실적 개선은 물론 다른 유통계열사와의 시너지도 한층 강화했다.


업계 안팎에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만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에도 시너지가 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면세산업 회복의 최대 변수인 중국 보따리상과 단체관광객 유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1월부터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정상화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각국도 중국 여행객에 대한 방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점도 국내 면세점으로서는 악재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을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내국인의 연간 면세 한도를 기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는 등 규제를 풀고 있다.


코로나19 2년여 동안 해외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국내 면세산업은 쪼그라들었지만, 중국은 하이난을 중심으로 자국 면세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자국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이 글로벌 면세기업 1위에 올랐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에만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13곳이 상장을 철회했고 올해 들어서도 현대삼호중공업, 컬리가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했다.


작년 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로서는 캐시카우인 면세점 경기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장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방역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롯데면세점의 경우에는 해외 사업장이 많은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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