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와 업무협약
운영협의체 구성해 IP 공유하고 신규 IP 개발
지난해 ‘어벤저스’ 제작사 AGBO 최대주주 등극
게임업계 엔터사업 확대…컴투스·넷마블 제작사 인수
게임사들이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와 손잡으며 기존 지식재산권(IP)의 미디어 확장과 신규 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는 게임 사업과 연관성이 큰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엔터테인먼트 제작사와의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게임사는 넥슨이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사망으로 넥슨이 목표했던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의 진화가 추진력을 잃은 듯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에이지비오(AGBO)의 최대 주주에 오른 데 이어 영화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10일 넥슨은 바른손이앤에이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바른손이엔에이는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는 기업으로 ‘기생충’ 제작사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아바타2’의 배급사 디즈니의 파트너사인 ‘투썬디지털아이디어’를 인수해 몸값을 높였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서로가 보유한 원작 판권과 개발 중인 오리지널 아이템, 확보한 창작자 라인업 등을 공유해 기존 IP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신규 IP 기획 및 개발에 상호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각사가 보유한 영화, 드라마 등 영상 및 게임 제작 노하우와 IP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공동 투자 및 제작, 제휴사업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넥슨 이정헌 대표는 “콘텐츠 산업에서 IP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MOU를 통해 양사의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보유한 넥슨과 바른손이앤에이가 협업해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지난해 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에 거액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넥슨은 올해 1월 AGBO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고, 그해 상반기에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49%로 높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AGBO는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 형제가 공동 창업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등 할리우드 흥행작을 연출한 영화제작사다. 넥슨은 자사 게임 IP를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로 재생산해 IP의 가치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IP 가치가 높아지면 게임 수명도 늘어나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넥슨의 게임사업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확장은 고 김정주 창업주의 꿈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김 창업주 별세 이후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주주 서한을 통해 “고 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넥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넥슨 외에도 몇몇 주요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컴투스는 2021년 위지윅스튜디오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38.11%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고 경영권도 인수했다. 이후 위지윅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투자와 제작을 진행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하는 등 크게 흥행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서 결실을 맺었다.
넷마블 게임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연말 연예 기획사 및 드라마·방송 제작사인 '에이스팩토리' 지분 51%를 398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에이스팩토리와 협업해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휴먼을 드라마에 출연시키고 시각특수효과(VFX) 사업을 추진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