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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유령'으로 돌아온 박소담…비 온 뒤 굳은 땅처럼 단단하게


입력 2023.01.23 11:07 수정 2023.01.23 11:0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18일 개봉

2021년 12월 영화 '특송' 개봉을 앞두고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아 모든 활동을 중단했던 박소담이 차기작 '유령'과 함께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스파이 액션 영화다.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된 박소담은,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근 VIP 시사회에서 지인들로부터 '가장 신나고 행복해 보였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이 있어야 곳은 역시 카메라 안과 관객들 앞이라는알았다.


"정말 오랜 만에 많은 분들의 앞에 서게 됐어요. 지난해 저도 이렇게 아픈지 몰랐기 때문에 수술이 조금만 늦었으면 목소리 신경을 잃을 뻔 했었어요. 그래서 수술을 서두를 수 밖에 없어서 '특송' 홍보 활동을 하지 못했죠. 목에 혹이 너무 많았고 임파선까지 전이 됐는데 당시에는 이 사정을 알려드릴 수 없었어요. '특송' 개봉 때 오랜 만에 영화를 보면서 너무 벅찼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제 영화를 보면서 울었어요. 너무나 기다렸던 영화인데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지 못해 죄송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수 있고, 지금처럼 인터뷰를 할 수 있어 벅차고 기뻐요.."


박소담은 '유령'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 당시 '유령'을 촬영 당시 이야기를 전하며 이하늬, 이해영 감독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유령' 촬영 때 자신이 아픈지 몰랐던 박소담은 자신이 힘들 때마다 언제나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넨 이하늬, 이해영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이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촬영하며 제가 아픈지도 몰랐기 때문에 저의 컨디션이 안좋고 감정이 지칠 때마다 자책을 많이 했어요. 번아웃이 온지 알았죠. 그 때마다 하늬 선배님이 '우리 소담이 힘내야지', '잘하고 있어'라면서 저를 끌어주셨어요. 감독님에게도 정말 감사한 게 많아요. 감독님 덕분에 유리코를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후 다시 불러준 것만도 너무 감사하고요. 저는 감독님께 배운 것들이 너무 많아요."


박소담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어 이해영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박소담은 이해영 감독으로부터 '미친 텐션으로 한 번 가보자. 소담아'라는 연락을 받고 '미친 텐션이라는 걸 뭘까' 궁금해하며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갔다. 유리코라는 인물은 박소담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미친 텐션이 뭘까 궁금해하며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기억에 남더라고요. 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매번 기대됐어요. 유리코를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죠. 한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데 그런 면에서 유리코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거든요."


극 중 유리코는 화려한 의상을 갑옷처럼 두르고 누구에게도 쉽게 굽히지 않는 강한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요새 같은 호텔 안팎을 휘젓고 다니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성으로 돌아가려 한다.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 분)에게조차 겁 없이 호통치는 거침없는 면모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면 가차 없이 대갚음해 주는 불 같은 성미를 가졌다. 박소담은 유리코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액션 훈련을 받았다. 박소담은 '특송' 때 화려한 카 체이싱을 선보인 것에 이어 날렵하게 빠른 액션신들을 선보인다.


"유리코는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인물이라는 설정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총기 액션이 처음이라 연습이 많이 필요 했어요. 총의 무게가 아무리 가볍게 만들어도 4kg 정도더라고요. 총을 들고 뛰고 구르는 모습을 몇 주 동안 했어요. 액션 연기는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임팩트 있게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액션 연기를 할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뛸 정도로 재미있어요.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주시냐에 모습도 달라서 모니터도 즐겁고요. 찍기 전 준비하는 과정으로 몸은 힘들지만 다양한 훈련도 저는 즐기는 편이에요. 이렇게 과정부터 촬영, 그리고 결과물을 보는 재미까지 있어서 체력이 되는 한 액션 연기를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박소담은 갑상선 유두암 수술을 마친 후, 살면서 처음으로 쉬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아프며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기에 조금 더 오래 건강하게 걸어가고 싶은 마음가짐이 생겼다.


"저는 전형적인 E 성향의 사람이에요.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떨고 맛있는 걸 먹는 게 충전이죠. 그런데 아프고 두 달 정도 누워있다 보니 '나는 그 동안 쉴 때도 계속 에너지를 쓰고 있었구나'를 알았어요. 서른 두 살에 처음으로 쉼을 배운 거죠. 아프면서 제가 앞으로 달려나갈 길이 많은데 에너지를 어떻게 비축하고 조절해서 써야 하는지 제 몸에 귀를 많이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됐어요. 물론 아프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잘 아팠던 것 같기도 해요. 아팠기 때문에건강하게 오래 달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특송' 홍보를 못한 게 죄송하고 아쉽지만 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됐어요."


박소담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건강하고 밝은, 그리고 따뜻한 에너지를 기억해, 동료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아프면서 느꼈던 모든 경험이 배우 박소담의 또 다른 밑거름이 됐고 배우로서 나아갈 힘과 원동력이 됐다.


"하늬 선배님처럼 불편하지 않게 후배를 끌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박소담과 일하면 너무 좋지', '에너지가 좋잖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래서 작품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노력해서 좋은 에너지의 박소담을 꾸준히 보여드릴게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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