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삼성 줄일때 홀로 성장
자금 유동성 확보 위한 선택
자산운용수익률 관리 '관건'
한화생명의 저축보험 판매량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이자율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 모으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채권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 비용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차라리 저축보험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차라리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5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8%(7375억원)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이밖에 삼성생명은 1조6445억원으로 19.8%(4048억원) 감소했다. 교보생명은2469억원으로 8.2%(188억원) 소폭 늘었다.
전체 수입보험료로 보면 한화생명은 3조원을 넘기며 광폭 성장했다. 3조405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8%(4386억원)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4조7057억원으로 13.8%(7454억원) 감소했으며 교보생명도 3조3590억원으로 14.1%(5343억원) 줄어들었다.
한화생명이 3대 생명보험사 가운데 유일한 증가세를 보인 것은 고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머니무브를 막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초 2%대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3%대 상품을 내놓았다. 이후 3개월만에 4% 저축보험을 선보이며 은행 예·적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급기야 10월에는 0.5%포인트를 더 올리며 고객 모집에 애썼다.
이처럼 높은 이자율을 약속한 저축보험의 판매 규모가 커지자 역마진에 대한 걱정이 피어올랐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산으로 얻은 수익이 가입자에게 줘야하는 이자를 넘기지 못하면 오히려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금리의 저축보험이 잇따라 출시되던 시점에 '출혈 경쟁'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도 같은 까닭이다.
한편으로는 저축보험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도 좋은 수였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채권 금리가 크게 뛰어오른 탓이다.
결국 수익률 관리가 핵심이다. 올해 고금리 기조에 덩달아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회복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에서도 수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축보험 판매에 열을 올린 보험사들이 많아 비단 한화생명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라며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특징인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약속한 큰 수익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